따뜻한 어느 봄날 가족들과 함께 모처럼 외식(外食)을 하고자 제법 큰 음식점을 찾았더니, 주말 이어서인지 많은 사람이 북적거려서 옆사람과 말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소음이 심했다.

그렇게 복잡한 곳에 어린애들까지 여기저기 다니면서 소란을 떨어, 소란 피운 어린이를 나무라니 어린애가 울고 그때서야 어린이 부모가 나타나 미안한 생각이 아니고 오히려 못마땅한 표정이 아닌가. 사연인즉 어린애의 기(氣)를 죽인다는 것이다: 공공질서나 타인의 불쾌감은 아랑곳 하지 않은 황당함에 당황한 것은 오히려 내가 되어, 즐거워야 할 가족의 외식이 엉망이 되어버린 씁쓸한 일이 있었다.

인간에게 기(氣)는 중요한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말들 중에는 "풀 이 죽어 있는 사람에게는 기가 죽었다. 억울한 일을 당하였을때는 ,기가 차서 죽겠다고 말한다. 또한 화기애애, 살기, 노기, 기분, 심기, 기품,기색, 혈기, 오기"등 우리 생활에서 기와 관련된 용어들이 헤아 릴 수 없이 많고 기를 얻기 위하여 기공(氣孔)체조나 단전호흡(丹田呼吸)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간이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데 필요한 의지(意志)는 충만한 기(氣)가 원동력이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 생활에서 기를 얻는 일에 소홀히 할 수가 없다.

그러나 남에게 피해를 주며 키우는 기(氣)가 과연 인생을 살아 가는데 보탬이 되는 것인가를 우리모두가 생각하여야 할 것 같다.

우리 사회는 나 혼자만 사는 것 이 아니고, 모두가 더불어 같이 사는 사회다. 나만의 기를 키우기 위한 방자한 행동은 오만(微慢)과 오기(儀氣)로,이러한 사기(邪氣)를 키우는데 열중한다면 그 부모는 사회인(社會人)으로서의 자격을 포기(孤棄)한 바나 다름없는 것이다. '

우리 몸의 세포는 끊임없이 죽고, 생기며 그 주기가 100일이라 한다. 그래서 몸에 배인 습관을 바꾸려면 100일 이상의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한 이치를 우리 선조들은 깨 않고 중요한 일이 있으면 정한수를 떠놓고 하늘에 기의 마음을 고하고 100일간의 정성을 드렸던 것이다.

나쁜 습관은 우선 자신을 편하게 하니 고치기 더 어려워진다. 인간을 배우기 시작한 어린이를 키우는 젊은 아빠와 엄마께 장차 이 사회의 버팀목이 될 귀여운 자녀들에게 아집(我執)과 독선(獨先)의 오기(微氣)보다는 더불어 함께 사는 지혜(知憲)를 가르치는 데 더욱더 노력하여 주실 것을 감(險)히 부탁드려 본다.

신태균 영암음 남풍리 출신 전 영암군 기획예산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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