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영암 지역민들이 아직도 기대를 저버리지 못하고 있는 곳이 있다. 황금어장인 갯펄을 막아 지역경제의 새로운 활로가 트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대불산단이 바로 그곳이다. 그러나 첫 삽을 뜬지 십수년이 지났지만 산업 단지의 실상은 아직도 초라하기 그지없다. 수천억을 들여 조성한 공단이 빈 땅으로 덩그러니 놀려있는 걸 보면 예전의 바닷가 그 모습이 차라리 나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결국 지역민들을 실망하게 하는 데 넉넉했다. 장밋빛 청사진으로 한때 기대에 부풀었던 지역민들은 언제부터인가 무관심으로 돌아서게 돼 버린 것이다. 당연히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클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갈수록 어려워져만 가는 농촌 현실에서 대불산단의 존재는 아직도 우리 영암지역 빈들에게는 유일한 희망일 수밖에 없다. 황금어장을 내준 댓가치고는 아직 이렇다 할 파급효과는 미미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때마침 대불산단에 국제전자물류 허브단지 조성을 위한 전남도의 최종 용역보고와 함께 투자계획 및 세부적인 일정이 확정됐다.

전남도는 오는 2004년까지 대불산단 5만평 부지에 630억원을 투입해 국제무역과 수출입 물동량, 환적화물 등을 처리할 수 있는 국제 화물 운송과 무역, 금융,정보망 중심의 ‘국제 전자물류센터’ 건립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한 30만평의 부지에 2008년까지 2천억 원을 투자, 화물취급시설과 질 배송: 교통: 판매시설 및 금융, 무역기관,부품가공기업 등을 유치하기 위한 전자물류산업단지를 추가로 조성하는 등 대불산단을 전자물류 거점지역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무역센터와 교역의 중심지가 될 물류정보망 중심축을 위해 화주와 선사, 육상운송회사 등 물류 관련 국내외 회사와 컨테이너 부두 및 항만, 해운, 항공 등유관기관을 유치하고 저장창고와 항공기 부품산업도 적극적으로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계획대로라면 중국과 동남아에 대한 시장확대, 무안공항과 목포 신외항 등 물류산업 경쟁력 향상 등을 통해 볼 때 대불산단은 명실공히 동북아 물류중심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앞으로 10년 후를 생각하면 우리 영암지역은 그야말로 획기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산단 조성 당시 청사진과 지금의 대불산단을 생각하면 걱정 또한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모든게 계획대로 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사업계획에 포함된 예산만 보더라도 그렇다. 총예산 2천630억원 가운데 국비 850억 원과 도비 200억원을 뺀 나머지 1천580억원을 정기선사와 물류회사, 외국투자기관 등을 통한 민자와 외자로 충당할 계획이다. 전체 사업비의 절반이 넘는 예산을 민자와 외자유치에 의존한다 본 것은 이 사업의 성패가 바로 자본유치에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우리가 우려감을 표시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기업유치 및 분양: 입주업체 지원 업무 등을 전담하고 있는 한국산업단지공단 대불 지사의 턱없이 부족한 인력배치도 마찬가지다. 최근 2급 지부에서 1급인 지사로 승격돼 그 중요성을 인식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인력배치는 종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총 정원이 9명이지만 겨우 1명을 늘려 5명만 배치됐을 뿐이다. 이러고도 과연 그들이 애초 설립취지를 살려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해줄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이젠 더 이 상 지역민들을 실망하게 해선 안 된다. 아니 정치논리에 앞서 지역민들을 현혹하는 일은 머지않은 장래에 반드시 혹독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을 명심해야 한다.

문배근 본지 발행인: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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