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달 초 국무회의를 열고 내년도 추곡 및 하곡 수매가를 올해 수준으로 동결키로,정부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추곡수매가는 1등급 기준 벼 40kg 한가마당 6만 440원 (쌀 80kg 기준시 16만 7천720원)으로 일단 결정됐다.

또 겉보리는 조곡 1등 품 40kg 한가 마당 3만 1천490원, 쌀보리는 3만 5천690원으로 결정됐다.

수매량은 추곡의 경우 548만 1천 석 (78만 9천 톤)으로 올해 57만 3천 석 (82만 8천 톤)보다 27만 2천 석 (3만 9천 톤)이 줄었으며, 겉보리와 쌀보리는 35만 석 (4만 8천 톤)으로 정해졌다.

이에 앞서 농림부 장관 자문 기구인 양곡유통위원회(위원장 정영일 서울대 교수)는 지난달 2002년산 추곡수매가를 올해보다 4~5%를 인하해야 한다는 대정부 건의안을 제출, 농민들로부터 반발을 사 왔다.

아직 국회의 최종 심의 과정을 남겨 놓고 있어 추곡수매가가 추가로 조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최근의 쌀 공급과잉과 2004년 쌀 재협상에 대비하기 위해 추곡수매가 인상은 곤란하다는 의견이 많아 국회 처리 과정이 주목된다.

올해 추곡수매가도 당초 지난해에 양곡 유통 위는 0-2% 인상안을 건의했으나 정부는 3% 인상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국회 논의 과정에 최종적으로 전년에 비해 4% 인상됐다.

국회에서 정부안이 그대로 받아들여질 경우 지난 90년 이후 추곡수매가가 동결된 것은 94, 95, 97년에 이어 네 번째가 된다.

주지하다시피 우리의 농촌은 농업이 주업이다. 농업은 역시 쌀농사가 그 핵심이다. 물론 이제는 농가에 따라 쌀농사가 아닌 다른 특작물을 심어 전문화하고 있는 추세이긴 하다. 하지만 역시 농업의 근간은 쌀농사가 아닐 수 없다. 우리의 주식이 쌀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때문에 오래전 부터 쌀은 국가적 또는 안보차원에서 다뤄지고 있음은 물론이다.

세계화 시대, 정부의 대응전략도 이 해못하는 바 아니지만 지금 농촌은 마땅히 지을만한 농사를 찾지 못해 우성이다.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면서 농산물 가격안정을 위한 갖가지 제도마련에 나섰던 기억을 우린 생생히 기억한다. 농수축협의 금융업무를 박탈해버 리겠다는 협박(:)까지도 있었다. 그래서 농수축협은 대도시 각 금융점포마다 농산물직거래 장터를 개설하는 등 야단법석을 떨기까지 했다. 그러나 지금 실태는 어떠한가. 농촌에서 피땀흘려 지은 농사마다 대폭락을 거듭해 농민들이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농사를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지어야 하는 농촌의 농민들. 과연 정부 당국자들이 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려 보고 있는 것인지. 무엇하나 마음놓고 지을만한 농사가 없게 된 지금 농촌은 벼랑 끝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의 입장만을 감안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면 농민들이 과연 그대로 수용하겠는가. 누차 강조하지만 정부의 보다 근본적이고 현명한 대응책이 나와야 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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