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사태이후 경제위기 극복에 국민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었던 때가 바로 엊그제의 일이다. 지금도 여전히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특히 농촌은 벼랑 끝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쌀농사마저 이젠 천대받게된 상황에서 도무지 지을만한 농사가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행정관청이 주민들의 혈세를 걷어들여 마구잡이로 쓴다면 과연 주민들이 납득할 것인가. 실업의 고통을 줄이며 구조조정을 통해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정부는 외쳐대지만 일선 자치단체에서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역 행하고 있음을 우리는 또한번 목도 하게 된다.

영암군은 최근 영암읍 망호리 마을안길 포장도로를 파헤치고 하수관거 설치공사를 벌였다. 사업비만도 2억 여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공사다. 그러나 이 도로는 지난해 여름 포장공사를 끝낸 곳으로 하수관 공사를 위해 1년여만에 재차 뜯어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사업은 같은 부서에서 추진한 사업으로 담당만 다를 뿐이다. 때문에 조금만 신경써서 사업을 추진했다면 마을안길 포장공사에 들었던 예산은 고스란히 절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동일부서내에서 추진한 사업마저 이 정도라면 타 부서의 사업은 어떠할지 미루어 짐작이 간다. 이처럼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이 추진되다보니 예산만 낭비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주민들의 생활불편까지 뒤따르고 있는 것이다. 매일 오가는 도로가 파해쳐져 공사를 벌이다 보니 농기계 차량은 물론이고 보행에도 큰 불편을 주고 있다. 마을주민들이 오죽했으면 이같은 사실을 고발 했을까. 그나마 농번기가 아닌 조금은 한가한 철이라서 다행이라고나 할까.

물론 영암군이 건전재정 운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줄 안다. 자체 설계반을 운영하거나 각종 민원의 전산작업 등으로 예산절약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으며 예산절감 우수사례도 발굴해 포상하고 있다. 올해도 10여건에 걸쳐 9억여원의 예산을 절감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좀더 치밀한 계획이 있었더라면 이같은 노력이 결코 희석되지 않았을 것으로 믿는다. 주민들의 불편과 오해의 소지도 없었을 것 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뇌리 속에는 공사를 많이 벌여야 흔히 말하는 떡고물이라도 챙길 수 있다고 믿는다. 괜한 오해이길 바라지만 혹시라도 그런 類의 공사라면 단호히 배격해야 할 일이다.

아직도 우라주변에는 어려운 이웃들이 많다.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을 정부만 하는 건 아니다.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MF 경제 위기를 국민과 함께 슬기롭게 극복 함으로써 우리 국민들에게 용기를 심어주었고 이를 바탕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일선 자치단체에서도 군민이 낸 세금을 알뜰하고 생산적으로 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세금을 내 돈처럼 아껴 씀으로써 건전재정에도 한발짝 앞설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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