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대 현    금정면 안기마을生전 감사원 수석감사관아크로(행정사·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한서대 행정학과 교수
임 대 현    금정면 안기마을生전 감사원 수석감사관아크로(행정사·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한서대 행정학과 교수

한 해도 저물어가는 어느 날 우리를 아주 슬프게 하는 소식이 또 전해진다. 빚에 시달린 40대 가장이 초·중학생을 죽이고 자살을 시도한 뉴스가 보도되었다. 필자에게는 유사 사건으로 과거 추운 겨울에 아버지가 차디차고 시퍼런 한강에 어린 두 자녀를 던져버린 사건이 연상된다.

필자가 어려서 아버지는 하늘과도 같은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존재였고 돈 걱정하는 엄니를 보면 잠시 머리가 띵하다가도 고민은 자연히 잊고 천진난만하게 그 품안에서 살아왔건만, 한순간 포근하고 평온한 방안에서 철석같이 믿고 의지하는 아버지 손에 세상을 하직하다니...돈에 찌들려 오죽했으면 사랑하는 가족을 해쳤을까? 그 불행한 순간을 상상해보니 하루 내내 우울하고 일손이 안 잡힌다.

합리성으로 포장된 부자들의 땅따먹기  

우리는 어려서 비가 온 뒤에 축축한 땅에 네모를 그려놓고 각 모서리에서 땅따먹기 게임을 한다. 초기에 운 좋게 면적을 많이 확보하면 계속 손쉽게 면적을 늘려가고 운 나쁘게 뒤진 상대방은 계속 악순환이 반복되는 구조다.

1997년 IMF, 2008년 리먼사태, 2019년 코로나 등 10년 주기로 세상이 요동칠 때마다 반드시 소형 자영업자는 죽어가며 호주머니 속에 간직한 신사임당 5만원권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부자들은 이삭 줍듯이 그 5만원권을 받아 헐값에 부동산 등을 사들여 부의 집적화로 ‘부익부 빈익빈’을 가속화시켰다. 이것이 필자가 지켜본 자본주의 원리이다. 자본주의는 돈을 매개로 공평한 기회와 합리성이 보장된 사회이나 이면의 그늘에 기층민은  쉽게 올라가기 어려운 사회구조이다.

요즈음 미국 대통령 선거관련 뉴스에 현직 대통령 탈세 관련 내용이 눈에 들어오니, 평범한 장삼이사라면 거의 모두가 세금 많이 내는 것은 싫어할 것이니 한번 5만원권이 편중되면 뺏어낼 방안이 별로 없다. 또한 ‘한국판 뉴딜’ 예산을 편성해도 지자체로 내려오면 국가계약법령에 따른 적임자로 돈이 흘러들어가야 되고 지자체 선거를 치르다 보니 캠프 관련자들에게 우선적으로 혜택을 주다 보면 분배의 정의를 세우기가 쉽지 않는 것이다.

이번 익산의 슬픔에도 두 아이의 가장인 아버지가 그동안 뚜렷한 직업이 없었다고 한다.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미국에서 100년 이상 존립한 대표적인 회사로 GM을 들 수 있는데 필자는 계속 살아있는 사유로서 기부 잘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라고 교육받은 적이 있다. 돈 있는 사람들이 기부로 덕을 쌓으면 반드시 경사가 찾아오게 마련인데 GM 회사나 개인에서 기부의 아름다움은 영원히 빛난다는 증거다. 

최근에 삼성그룹 회장이 수십조 원의 돈을 모조리 남기고 빈 몸으로 영면했다. 행복에 필요한 최소한의 돈이 있거든 그 이상의 것은 나누는 문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꼬깃꼬깃 쌓아 놓아봐야 다 부질없는 것이고 덧없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불쌍한 사람을 보면 마음이 움직이는 측은지심(惻隱之心) 교육이 필요하고 이런 착한 마음이 깃든 사회에는 범죄도 적을 것이다. 

영암에 ‘사랑의 종소리’ 온정 시스템을 

라면 형제사건, 익산 가족사건에서 특히 어린아이들이 가난 때문에 꿈도 펴지 못하고 불행을 맞이하는 가엽고도 슬픈 소식은 우리 영암에서는 앞으로도 계속 없도록 선제적으로 ‘사랑의 종소리’로 미리미리 온정이 오가는 사회, 기부가 생활화되는 사회가 되어 군민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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