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희 봉 /학산면 계천길/문화유산해설사/전통건축해설사/영암군문화관광해설가
정 희 봉 /학산면 계천길/문화유산해설사/전통건축해설사/영암군문화관광해설가

국화 향기가 가득하고, 산자락 여기저기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인해 가을 정취가 완연한데 마음은 겨울이다.

국화 향기를 여유롭게 맡을 수도 없고, 아름다운 단풍길을 거닐면서 호젓하게 가을을 느낄 수도 없다. 우리는 지금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상황들을 겪고 있다. 즐겁게 모여서 식탁에 둘러앉아 서로의 안부를 물을 수도, 맘껏 웃을 수도 없다. 오랜만에 멀리서 만나 반가움에 서로를 껴안고 어깨동무도 할 수 없으며 또한 한창 뛰어놀 아이들은 운동장을 맘껏 내달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코로나는 우리에게 익숙한 관계에 불편하고 어려운 변화를 가져왔다.

우리가 향유하던 일상의 익숙한 패턴을 한순간에 바꿔버린 코로나 시대에 사람들은 극도로 예민해졌다.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치료 약 또한 아직 완전히 개발되지 않아 코로나가 사라질 시기를 알 수 없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이고 걱정일 것이다. 관광객과 더불어 문화를 느끼고 공유하는 필자 역시 올해 초봄부터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은 코로나 방역 1단계여서 관광지 방역 업무를 하고 있다. 천황사지구 등산로 입구에서 방역하면서 여러 유형의 관광객을 만나고 있다.

일단은 부정적인 시각으로 이야기하며 시비를 걸려고 하는 관광객이 있다. 서로를 위해 조금 더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마스크 착용도 하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면 좋을 듯한데, 무조건 화만 내고 마스크 착용을 권유하는 사람에게 신경질적으로 대하는 사람이다.

산에 가면서 마스크를 착용하면 숨이 차고 등산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알 수 있으나 타지역사람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야외에서도 써야 함을 강조하지만, 손에 들고만 다니고 쓰지 않고 오시는 분들도 있다.

이와는 반대로 인사도 먼저 건네고 마스크 착용 안내하면 고맙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고생한다고 격려의 말씀을 하고 가시는 경우이다. 또한 마스크 착용을 권유하면 대답만 하고 가시는 분이 있는가하면, 올리는 척하고 가기도 하고 못 들은 척하고 가시는 분도 있으시다.

마스크 착용을 가장 잘하는 사람들은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들과 어린아이들인 거 같다. 처음에는 어르신들이 깜박하고 안 하시고, 못 사서 못 하신 분들이 많아 버스 안에서 실랑이도 하였지만, 요즘은 그런 어르신들을 볼 수가 없을 정도이다. 오히려 젊은 층에서 더 착용을 안 하고 다니는 거 같다.

특히 건강하다고 자부하는 20대들이 많다. 모두가 힘든 요즘 언제까지 마스크 착용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가 모두 이 상황을 이겨낼 방법은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 개인위생을 위해 손 소독을 철저히 하는 등의 예방을 실천하는 생활이 중요하다.

다행히 최근 들어 국내외서 좋은 소식들이 들려 온다. 올겨울에 나온다는 얘기도, 내년 여름에는 자유로이 여행갈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내년 겨울에는 코로나로 걱정할 일 없다는 얘기도 여기저기서 나오기 시작한다. 내년 봄에는 웃으면서 여행계획과 함께 담소를 즐기며, 겨울쯤에서는 코로나가 기억 속의 일로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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