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호 국민관광지가 그동안 천억대에 이르는 투자를 하고도 제 기능을 못하고 폐허 속에 방치되고 있음은 심히 유감스런 일이다.

잘 알다시피, 영산호 국민관광지는 인공 호수인 영산호를 중심으로 조성된 휴양지다. 관광지가 위치한 영암군 삼호읍 나불리(羅佛里)는 본래 영암군에 딸린 여섯 개의 섬(나불도·외도·문도·구와도·고마도·서도) 가운데 가장 큰 섬이었다. 영산강 하굿둑이 준공되면서 만들어진 인공 호수인 영산호는 다도해상권에 속해 있고, 영산강 상류인 장성호 국민관광지와 영암의 월출산국립공원, 해남의 두륜산도립공원, 광주의 무등산국립공원은 물론 한려해상 국립공원과도 인접하여 개발의 잠재력을 많이 내재하고 있었다. 또한 목포와 영암을 연결하는 영산강 하굿둑과 배수갑문 등 광활한 호수면이 관광의 좋은 소재로 부상하면서 산책·낚시·수상 레크리에이션 이 어우러진 환상의 관광지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대불 국가산단과 삼호 지방산단 조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간 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전라남도는 자연경관이 수려한 나불도를 중심으로 영산호 국민관광지를 조성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1983년 영산호 국민관광지 지정과 함께 수차례의 조성계획 변경을 통해 2012년 현재 면적은 66만9천765㎡에 이른다. 이곳은 연간 100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아올 정도로 한때 각광을 받았지만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그래서 1993년 농업박물관을 개관하고 2012년에는 고급 한옥호텔인 영산재(榮山齋)를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영산호 국민관광지는 좀처럼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시설의 빈곤과 노후, 개발의 낙후성 그리고 이용상의 불편 등 많은 문제점으로 점차 관광객이 외면하면서 폐허로 남게 됐다. 앞서 언급했지만, 영산호 국민관광지는 서남권 육상교통의 관문에 있고 관광수요의 공간적 수렴이 용이한 지역에 위치해 있다. 지리적 여건으로 볼 때도 목포·영암·강진·해남 등 수많은 관광 명소가 이웃하고 있다. 따라서 영산호 국민관광지는 이들 관광지와 연계하는 서남권 문화관광 중심지로서의 역할이 충분히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전남도는 지금까지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장기간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지난해 100억대의 민자유치가 실현돼 일말의 희망을 갖게 했으나 그마저 무산돼 버렸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관광의 패턴도 많이 바뀌고 있다. 국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하면서 국내여행이 각광을 받고 있다. 천사대교와 유달산 케이블카 개통으로 관광객이 서남해안으로 몰리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영산호 국민관광지를 시급히 정상화시켜 영암의 관광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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