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과 기관에서 연일 보이스피싱 주의를 당부하고 있지만 보이스피싱 피해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지능화·첨단화되면서 사기 범죄에 속아 넘어가는 소비자가 그만큼 많아진 것이다. 보이스피싱이란, 보이스(voice ‘목소리’)와 피싱(fishing ‘낚시’)으로 목소리로 낚는다는 범죄용어다. 대표적인 보이스피싱 사례로 ▲납치 협박으로 금전요구 ▲공공기관을 사칭한 경우 ▲저금리 대출을 빙자하는 경우 ▲지인을 사칭하며 송금을 하는 경우 등이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은 소비자는 총 13만5천421명이었다. 지난 2017년에는 3만420명, 2018년에는 4만8천116명, 2019년 4만9천597명으로 매년 숫자도 늘고 있다. 사기에 속아 금융사에서 빌려간 대출액수는 3년간 2천900억원에 달한다. 보이스피싱 피해가 늘어나는 것은 범죄가 지능화, 첨단화되면서 일반 소비자가 분간하기 어려워진 점도 한몫한다. 실제, 금감원은 자녀를 사칭해 주민등록증 사본이나 신용카드 번호 등을 요구하는 신종 피싱 수법이 등장해 소비자 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또 최근 부동산, 주식 등을 위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의미)을 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이 늘어날 우려도 높아진 상황이다.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를 보면 “왜 뻔히 보이는 사기에 당했나”하는 의견이 많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속은 사람이 어리석다”며 피해자를 탓하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보이스피싱은 사기 범죄이기 때문에 소비자의 절박한 부분이나 가까운 지인 등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비집고 들어올 수 있다. 소비자가 실제 보이스피싱을 당하게 되면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감정적으로 당황할 수밖에 없어 혼자 대처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자녀나 지인을 사칭하면서 급하게 상품권을 구매할 일이 있으니 쇼핑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 더 나아가 구매하는 방법을 모르는 연령층에게는 자신이 대신 구매하겠다며 신분증, 카드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는 부탁에 카드 비밀번호까지 알려주어 현금을 빼내가는 경우도 있다. 또 상품권을 편의점에서 구매하여 시리얼넘버를 사진 찍어 전송하여 달라는 유형의 사례도 부쩍 많아졌다. 이같은 사례는 영암터미널 편의점에서만 여러 건이 발생했다.

최근에는 한전을 사칭하며 ‘전기요금 미납으로 인한 단전 안내’ 등의 내용으로 특정번호 또는 링크를 누르게 유도하는 보이스피싱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해외나 타지역에 살고 있는 가족들은 서로 전화, SNS로만 안부를 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기만 한 요즘, 이를 악용한 비대면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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