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무더위와 함께 찾아온 잇따른 태풍이 깊은 생채기를 남긴 채 농촌 들녘에는 벼 수확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병해충 발생이 평년보다 유독 심하고 일찍부터 피해를 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막바지 적기방제가 풍년 농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영암군농업기술센터도 이에 따라 이달 중순까지 관내 우심지역 및 친환경단지를 중심으로 전 직원 벼 병해충 예찰 및 적기방제 기술지원 활동에 나섰다. 이 시기에 가장 염려되는 것은 벼멸구다. 벼멸구는 매년 6월부터 장마전선, 태풍 등 저기압 통과 시 중국으로부터 날아 들어오는 해충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보통 2~3세대를 거쳐 유입되며 방제를 소홀히 할 경우 밀도 증가로 짧은 기간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특히, 올해는 날아 든 시기도 빠르고 기간도 길어 적기방제 시기를 놓친 논에는 큰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벼멸구는 벼 포기 아랫부분에 집단 서식하여 볏대의 즙액을 빨아 먹어 잎집이 마르고 벼알 수가 적어지며 피해가 심할 경우 벼가 완전히 말라 죽는다고 한다.

현재 영암군 전체적인 벼멸구 밀도는 피해를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고온이 지속될 경우 2모작 논이나 늦게 심은 논, 그리고 친환경단지와 방제를 소홀히 한 논을 중심으로 벼멸구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논 예찰 활동을 철저히 하여 벼멸구 발생이 많은 논은 즉시 볏대 아래쪽까지 약제가 충분히 묻도록 방제를 철저히 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올해도 일부 논에서는 벼 이삭이 익는 등숙기에 잦은 비와 연속된 태풍으로 수발아와 흑수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가 갈수록 각종 병충해가 더욱 기승을 부리면서 농업인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기상이변과 함께 농사짓기가 결코 쉽지 않음을 반증한다. 올해도 지난번 불어닥친 태풍으로 벼 도복 피해가 30ha, 배 낙과 피해가 100ha에 이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코로나19와 함께 냉해, 폭우, 태풍 등 자연재해로 인한 삼중고를 겪고 있는 농촌지역의 현 실정이다. 그럼에도 정부 지원에서 농어촌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지방소멸 위기가 결코 먼 얘기가 아니다. 농어촌에 대한 특단의 지원대책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정부 당국자만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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