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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아이는 통합된 영암고에서
박 상 훈

영암쉐보레서비스 대표

논어의 첫 번째 장은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呼)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로 시작한다. 그만큼 교육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가장 근본이라는 뜻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좋은 여건의 학교에 보낼 수 있다면 타 지역 진학부터 위장전입까지 우리나라 부모들의 교육열정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요즘 영암읍 학부모들이 남녀 중·고등학교 통합을 건의하면서 주민들의 관심이 높다. 2003년과 2012년 이후 세 번째 학교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필자는 당시 아이들이 어려 관심이 없었지만, 이제는 초, 중, 고, 대학생을 둔 학부모로서 누구보다 관심이 많다.

특히 지난해 영암고등학교 운영위원과 영암중학교 학부모회장을 맡으면서 학교는 물론 학생들의 생활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학기 초 학교에서 진행하는 교육과정 설명회에 참석해 학교운영과 교직원들의 사정도 이해할 수 있었고, 학부모회장으로 학생과 학부모를 자주 만나며 가까워질 수 있었다. 학부모들과 학예발표회 공연 준비를 하며 좋은 추억도 만들었다.

고등학교에서는 대학입학과 진로에 대한 고민, 내신성적과 수행평가 등 학생들의 어려움을 보다 깊이 알게 되었다. 교육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영암의 학교들이 처한 현실과 영암교육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자주 들었다. 학생 수가 줄어들어 교사 수도 줄어들고, 학생들의 교과 선택권도 제한받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영암중과 여중 1학년은 48명씩으로 2개 학급씩이다. 과거 한 반에 50여명씩 6개 이상 학급이었던 시절은 추억일 뿐이라는 말이다.

개인적으로도 남녀공학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남녀가 구별된 학교가 학생 생활지도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눈앞의 결과만 보는 듯해 안타깝다. 아이들의 정신적 성장, 양성평등과 다양한 인간관계 형성, 건강한 교육 측면에서 남녀공학은 대세다. 초등학교에 이어 중학교도 남녀공학이 계속되면 오히려 남녀를 구별하지 않고 같은 사회 구성원으로 서로를 받아들여 사회활동에도 도움이 된다.

조선시대 ‘남녀칠세 부동석’이 유효했을지 몰라도 시대가 변해도 한참 변했다. 학생 수가 줄어든 군 단위에서 남녀 구별된 고등학교는 보성과 영암 두 곳 밖에 없고, 전남지역에 남녀공학이 아닌 학교는 전체 학교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지금 대학생인 필자의 첫째 아이는 영암고를 졸업했다. 그러나 올해 고등학교 1학년에 올라간 둘째 아이는 남녀공학에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길 원해서 다른 지역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 중학교 3학년인 셋째는 내년에 어디 고등학교를 보내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이다.

영암 남녀중고 통합추진이 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학부모와 주민들이 많은지 남녀중고 통합 서명운동은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천명이 동의했다. 이번에는 꼭 통합이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그동안 타지역 학교에 아이를 보내더라도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 지역을 탓하며 그 문제에서 한발 물러서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이제는 우리 지역에 학생과 학부모 각자의 필요와 요구에 맞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가 탄생하길 바란다. 2학급에 50명 이하로 줄어든 중학교 신입생이라는 영암교육의 현실에서 적정규모로 학교통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생존의 몸부림 그 자체다.

특별히 영암 지역민의 관심과 참여를 간곡히 요청한다. 우리 아이들을 영암에서 잘 키우고 싶은 학부모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 아이들을 키우는 젊은이들이 떠나는 영암이 아닌 돌아오는 영암을 만드는 인구정책 차원에서라도 청년과 교육에 대한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영암의 미래를 위해 학교통합에 함께 힘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

논어의 첫 구절처럼 교육이 살아가는데 가장 근본이듯, 영암교육이 젊은 학부모들이 영암에서 살고 싶은 첫 번째 이유가 되었으면 좋겠다. 중학교 3학년 셋째가 고민하지 않고 통합된 남녀공학 영암고를 당당하게 선택할 수 있기를 꿈꿔본다.

박상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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