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 고분이 밭이나 건물부지로 사용되는 등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마한 고분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와 보존·관리 방안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최근 전남도정 질의에서 우승희 도의원이 밝힌 마한 고분은 나주 123곳, 영암 41곳에 이르고 있으나 밭이나 건물부지로 활용되는 등 역사자원이 소홀히 다뤄지고 있다며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올해 처음 발굴 조사된 시종 내동리 쌍무덤은 그동안 베일에 쌓인 마한역사문화권의 실체를 밝히고 이곳이 고대 마한의 역사적 현장이자 심장부였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당시 발굴된 매장시설은 석실 1기, 석곽 3기, 옹관 2기 등 모두 6기가 겹쳐 확인됐다. 대도(大刀)를 비롯해 자라병, 유공광구소호, 단경호, 동물형상의 토기 등 다양한 토기와 곡옥(굽은 옥), 대롱옥 등 수 백점의 유리구슬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나주 신촌리 9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국보 제295호) 장식과 비슷한 유리구슬과 영락(瓔珞, 얇은 금속판 장식) 금동관 편 발굴은 무덤의 주인공이 최고 수장층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6세기 전후 이곳에 대규모 정치세력 집단이 존재했음을 증명하는 것이어서 역사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흔히들 역사는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서술될 때 비로소 생명력이 있다고 한다. ‘삼국지위지동이전’을 보면 “마한에서 변한·진한이 나오고, 백제가 나왔다”라고 기록돼 있다. 즉 마한이 ‘한국 고대사의 원형’임을 말해준다. 경주 ‘대릉원’을 훨씬 능가하는 규모와 숫자를 자랑하는 영암 시종 대형고분들은 이곳이 마한의 중심지임을 웅변한다고 역사학자들은 말한다.

따라서 내동리 쌍무덤 발굴현장은 물론 그 주변의 고분들도 훼손방지 대책이 시급한 문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여전히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하루속히 실태조사를 벌여 보존 또는 관리방안을 세우고 추가발굴 계획 등 후속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영산강유역을 중심으로 2천 년 넘게 햇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마한유적의 발굴조사를 서둘러서 고대 마한역사의 정립을 통해 전남의 뿌리를 찾고, 관광자원으로 키워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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