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마을기업’ 탐방 - 마지막회
■영암 마을기업의 현주소와 과제
마을기업 리더 양성과 젊은 층의 참여 이뤄져야
SNS 마케팅 전략수립 등 사업도구 확대 노력도

영암의 마을기업 상황과 문제점

(사)상생나무가 부설해 운영하는 전남사회적기업통합지원센터에 따르면 영암군에는 8개의 마을기업이 사회적경제의 테두리 안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대부분 2010~2015년에 인증을 받았고 식품관련 사업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아천대봉곶감, 유천마을, 삼호저두명품무화과, 왕인촌영농조합법인, 대초마을공동사업단, 신소정마을기업 등 6곳이 식품관련이다. 그리고 (유)선애마을영암은 관광사업, 망호정영농조합법인은 참빗공예를 사업 아이템으로 하고 있다. 원래부터 지역의 농특산물인 대봉감과 무화과를 활용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마을과 사업에 적극적인 곳은 비교적 경영상태가 양호한 편이나 나머지는 미래를 위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왕인촌은 향토음식 판매를 아이템으로 시작했으나 마을의 노령화와 전문인력 부재로 사업을 반려한 상태이다.

지역 마을기업의 한 사무장은 “마을기업 사업을 하다가 몇 년이 흐르니 마을주민들의 공동의 목표를 이루려는 의지도 약해지고 새로운 사업방향을 정하는 단계에서 주민들 간의 의견충돌도 있고, 노령화된 마을이다 보니 사업을 전적으로 이끌 전문지식과 열정을 갖춘 젊은 층이 없는 상황이다”면서 “그래도 미래에 누군가 새로운 기획으로 열심히 해보겠다는 사람이 나올 때까지는 꾸준하게 연간 3천만원 정도의 매출을 유지하며 마을기업을 존속시키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나마 SNS를 활용해 홍보한 효과로 이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국적으로도 마을기업 운영이 어려운 이유에 우선적으로 꼽히는 부분이 종사자의 전문성과 경영능력 부족이다. 농촌마을이 대부분 노인들로 구성돼 사업을 하다 보니 아이템이 현대의 경향(트렌드)과 생활과 주류시장에 맞지 않은 경우가 많고 기본적인 서류작업, 제품생산 외 상품판매, 마케팅 등에 대한 지식이 없이 사업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문인력을 확보하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청년층 등 젊은 인력이 농촌지역에서 근무하는 것을 꺼리고 인력고용 예산이 지원되는 사회적기업과 달리 마을기업에는 별도의 일자리 지원이 없어 인력확보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전남도와 영암군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전남청년 마을로 프로젝트’를 올해부터 진행하고 있다. 2년 한시로 운영되는 제도로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 마을에서 사무장 역할의 활동가로 일하게 되며 최저임금 적용과 4대보험과 함께 활동비가 지급되지만 도시의 청년들이 얼마나 돌아와 시골에서 살아갈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역 마을기업의 한 관계자는 “마을에 아이들 소리가 끊긴 지 오래여서 이러한 제도는 좋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면서 “젊은 사람에게 더 나은 지속적인 벌이의 보장과 저렴한 주택의 제공, 자녀 교육비 지원 등의 혜택이 없으면 오래 버티지 못하고 다시 떠날 것이다. 특히 마을기업이란 곳이 안정적이며 만족스런 직장으로서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곳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혹시 모를 마을 주민들과의 불화에 쌓일 경우에도 답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에 대한 높은 의존도도 마을기업의 자립과 성장을 어렵게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경우 1차년도 5천만원, 2차년도 3천만원이며, 전남도의 경우 전남형예비마을기업은 2천만원, 정식 1차년은 5천만원, 2차년은 3천만원 한도의 사업비를 지원하는데 매칭펀드로 자부담 10%여서 참여자에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다. 따라서 지원이 끝나는 시점에 주민들의 추가적인 자본금 투입이 없고 사업의지가 없을 경우 폐업으로 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경남 합천 양떡메 마을 성영수 대표는 “마을의 공동 목표를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금으로 하루아침에 이룬 것이 아니다. 매출을 올리기 위해 소속 조합원과 주민, 향우, 심지어 고객까지 홍보와 판매에 발벗고 나섰고 지자체도 공직자들에게 마을기업 상품을 구매하도록 권장하고 유도하는 등 온갖 활동과 오랜 어려운 시기를 이기며 이룬 것이다”면서 “공동체 정신도 약하고 사업의지가 약한 곳은 지원을 받아도 스스로 문을 닫고 말 것이기 때문에 행정에서는 마을기업 선정을 숫자를 채우기 위한 실적만을 위해 할 것이 아니라 정말 되는 곳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고 밝혔다.

성공적인 마을기업을 위해

마을기업은 본래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끝난 후에도 자생력을 갖고 성장해나갈 수 있는 ‘자립형 마을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들의 공동체 인식과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사업 모델을 찾고 꾸준하게 성장시켜야 한다.

마을기업 컨설턴트와 교육을 하고 있는 전문가는 “마을주민 모두가 사업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하고 이들 중 열정을 가지고 사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능력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또한 리더는 구성원들의 욕구와 욕망을 잘 조화시켜 주민 간 갈등을 최소화하고 공동의 목표를 상기하고 환기시켜 주민화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자체에서는 마을기업 활성화를 위해 전문교육도 필요하겠지만 마을기업 창립 초기에 홍보, 유통, 판매에 적극적인 지원을 쏟아야 한다. 계량적이며 단순한 마을기업 선정과 사업비 지원은 지역에서 창의적인 새로운 모델이 나올 수 없는 구조를 만들고 있으므로 신지식에 기반한 비즈니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이를 통합적으로 지원하고 사회적경제의 틀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체 센터의 구축도 고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농촌은 유동인구도 적고 구매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원활한 홍보와 판매가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중하고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선택해 마을만의 경쟁력을 갖춘 사업모델을 구축해야 하고 SNS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현대사회는 여행을 가서 맛집을 찾을 때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은 스마트폰 검색인데 검색해서 나오지 않는 제품이나 점포는 더 이상 살아남기가 힘들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기발한 SNS 마케팅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디자인, 감성, 경험 등의 가치를 고객에게 팔아야 하고 가치 전달을 위해 SNS 마케팅 전략의 설정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SNS 마케팅으로 짧은 기간에 효과를 볼 수 없지만 6개월 이상 꾸준하게 운영해야 검색이 되며 고객들의 반응을 확인 할 수 있다. 홍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자료를 갱신하고 일정기간이 경과되면 고객들이 자발적인 팬이 되어 홍보를 해주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이제는 SNS 마케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영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