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왕인문화축제가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주최 측은 역대 최다인 100만 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벚꽃 개화시기가 딱 맞아 떨어진데다 행사기간 내내 날씨가 매우 좋았던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우리군 대표축제의 위상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특히 주한외교 사절단의 방문도 두드러져 글로벌 축제로서의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찜찜한 구석이 없지 않다. 이번 학술강연회에서도 지적됐듯이 왕인박사에 대한 역사 인식이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내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왕인 지우기’가 점차 노골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책이 시급하다.

이와 관련, 대한민국 학술원 박광순 교수의 지적이 가슴에 와 닿는다. “그간 왕인문화연구소는 여러 측면에서 왕인박사의 행적과 공적 등에 관하여 연구해왔다. 그 결과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성과가 아직 한국 사학계의 공론으로 정립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필자는 그 중요한 이유가 고고학 분야를 제외한 거의 모든 연구(특히 문헌사적 연구)가 일본 측 자료에 의존해오고 있어 국내 학자들에게는 생소하거나, 아니면 그 신빙성에 회의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따라서 이제부터 왕인문화연구소가 주력해야 할 과제는 한국 측 자료의 발굴과 그에 전거한 연구, 특히 학제적 연구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일본의 4대 성현 중의 한 분으로 존경받던 왕인박사가 19세기말, 20세기에 들어오면서 때로는 조공품처럼, 때로는 투항한 귀화인 취급을 받아오다 오늘날은 ‘왕인 지우기’가 대다수 일본인들의 의식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숨길 수 없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허경진 연세대 교수의 제안이 눈길을 끈다. 왕인박사와 관련한 많은 연구 성과가 축적돼 있으나 각종 기록이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흩어져 있어 관련기록을 데이터베이스(DB)로 편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왕인문화축제가 영암군민들의 공감대 형성은 물론 전국화, 또는 세계화하기 위해선 먼저 왕인박사에 대해 한국 사학계에서 공론으로 정립되는 문제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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