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왕인’에 류부열(70·신북면) 씨가 선정됐다. 오는 4월 4일부터 7일까지 개최될 왕인문화축제의 기본계획이 나온데 이어 축제를 위한 준비가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기본계획에 따르면 올해는 ‘왕인의 빛! 소통·상생의 길을 열다’를 주제로 6개 부문 82종의 프로그램이 선보일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보기 드문 인물축제인 왕인문화축제만의 정체성이 뚜렷한 명품 프로그램을 선별했다고 한다.

또 영암의 전통문화 보존계승과 지역민 주도형 축제문화를 정착하는데도 중점을 뒀다고도 했다. 그런가 하면, 축제장 전역을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세대별 관광객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외국인 유치 콘텐츠도 더욱 확대해 올해를 왕인문화축제 세계화의 원년으로 삼아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5년 연속 ‘유망축제’를 뛰어넘어 ‘우수축제’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영암의 대표축제인 왕인문화축제는 올해로 22주년을 맞는다. 아시다시피, 벚꽃 개화시기에 맞춰 열리다 보니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더구나 인물축제의 한계 때문에 프로그램 준비에도 나름 고충이 많을 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하는 5년 연속 ‘유망축제’ 선정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물론 등급으로 치면 별 볼일(?) 없는 것이지만 전국에 수많은 축제 중에 그나마 ‘유망축제’에 선정된 자체는 나름 발전의 여지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지만 영암군의 대표축제라는 점에서 ‘영암왕인문화축제’의 한계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쏟아온 왕인박사유적지 공원화사업이며 축제예산에 비하면, 영암과 왕인박사의 효용가치는 얼마나 될 것인가. 실례로, 4월 축제 때 벚꽃이 만개하여 구름인파가 몰릴 때는 다행이지만 벚꽃 개화시기를 놓치거나 비가 내릴 때는 행사를 망치게 되는 경우를 수없이 보아왔던 터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역사학자 박해현 박사는 “일본 고대문화의 시조라고 일컬어졌던 왕인박사가 역사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고 단순히 지역축제 소재로 전락한 배경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 왕인박사에 대한 내용이 누락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학문적인 심화 연구가 필요함을 제기하고 있다. 박해현 박사의 고언이 결코 좌시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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