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사 일하며 요양원 어르신들, 말벗이 돼
■ 주미선 영암군 문화관광해설사

고향이 중국 신장성인 주미선(44·삼호읍 거주, 위구르명:굴리바하얼) 영암군 문화관광해설사가 본국에서 직업으로 가졌던 이·미용사의 기술로 봉사활동을 펼쳐 주위로부터 칭찬이 자자하다.

주씨는 해설사로서 중국인과 내국인 관광객을 맡고 있으며 근무가 없는 날에는 틈틈이 요양원을 찾아가 이·미용 봉사를 하고 있다.

박광자 전라남도 해설사는 “외롭고 힘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남편 따라 한국에 와서 주위의 따뜻한 사람들에게 받은 정을 갚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욱 인간미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현재 삼호읍에 거주하고 있는 주씨는 신장성에서 사업을 하던 시아주버니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인 마응철씨를 만났다. 당시 미용기술을 배운 후 신장성의 주도인 우르무치에서 미용실을 운영했는데 이후 마씨와 2006년 결혼하고 2007년 봄 한국으로 왔다.

그는 “사회 지도층으로 공직자였던 아버지와 어머니는 신랑이 다른 민족이라 많이 반대했지만, 나는 이것도 인연이겠구나라고 생각했다. 또 사람은 함께 있다 보면 성격도 알아갈 수 있는데 신랑이 나쁜 사람은 아니구나 하고 결혼하게 됐다”면서 웃었다.

한국에 와선 한 아들의 어머니로 양육에 전념했는데 어느 정도 아이가 자라자 주씨 자신의 일을 찾고 싶었다고 한다. 수년전 다문화센터를 통해 중국인 대상의 문화관광해설사 공부를 하고 현장에 투입됐는데 막상 일을 해보니 중국인은 1년에 한두 명이나 오는 정도였다. 때문에 더욱 영암의 전통과 역사문화 공부에 전념해 지금은 한국말의 말투와 억양이 좀 다르지만 내국인이 와도 영암문화와 관광지 소개와 설명을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는 실력이 됐다.

역사문화 해설사로서는 자신이 생겼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오랫동안 해왔던 이·미용 기술이 손끝에서 사라져 가는 것이 안타까웠다. 이 때 생각한 것이 어르신들이 많은 요양원에서 말벗도 해주면서 이·미용 봉사를 하자였다. 

그는 “고향에서도 부모님들이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랐기 때문에 남을 돕는데 주저함이 없었다”면서 “만나면 반기는 어르신들을 생각하며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살면서 유럽-투르크 계 외모라서 차별도 많이 받았고 타인이 자신을 어떤 시선으로 보는지 극복해야 해서 힘들었지만, 사실 그 반면에 주위의 한국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어디가도 좋은 사람이 많고 그런 사람을 모범삼아 살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봉사를 실천했기에 지금은 행복하다고 했다. 

그의 고향에는 어머니가 4년 전 돌아가시고 아버지, 언니, 오빠, 여동생이 살고 있다. 그곳 사람들은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살고 욕심이 없고 착하며, 사막이라 풍경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름답고 살기에 쾌적하다고 한다. 날마다 가고 싶은 곳이 고향이지만 가지 못하는 그곳, 평화가 찾아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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