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읍성 북망문 복원 사업장. 오는 10월 완료 예정이었으나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들의 더 완벽한 고증과 자료를 확보해 사업을 진행하라는 권고로 사업이 늦춰져 내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나주읍성과 복원사업

나주읍성은 일부 남아있는 성벽과 건물터가 사적 제337호로 지정돼 있으며 복원되는 규모는 성벽 3.679m에 해당된다. 동서남북으로 4대문이 있으며 남고문(南顧門)은 1993년 12월, 동점문(東漸門)은 2006년 10월, 서성문(西城門)은 2011년 10월 복원됐으며 북망문(北望門)은 현재 복원 중이다.

나주읍성은 일제시대부터 시작된 4대문과 성벽, 주요 관공서인 목관아 등의 훼철로 동·서익헌이 뜯기고 가운데 건물만 남은 금성관, 읍내 외곽지역의 야산과 구릉에 성벽의 일부분만이 남아 있는 정도였다. 4대문은 성벽으로 쓰였다가 너무 커서 옮기지 못한 바위가 점점이 흩어져 있고 기단 부분은 땅에 묻힌 상태로 철저하게 파괴된 상태로 남아 있었다.

서성문과 나주고 사이에는 80m 길이의 성벽이 남아 있는데, 이는 일반 집들이 성벽 위에 지어졌기 때문에 잘 보존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이곳은 성벽 쌓기 기술에 대한 귀중한 자료가 됐다. 

나주시의 문화재 복원은 1993년 4대문 중의 하나인 남고문을 시작으로 했지만 첫 출발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고지도와 역사기록, 발굴을 통한 복원규모 파악, 일제 강점기 사진 등을 활용한 고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시멘트로 기반작업을 하고 전통적인 축성법을 사용하지도 않았으며 옹성도 만들지 않은 채 서울 남대문을 모방한 짝퉁 복원으로 낙인찍힌 것이다. 고지도에는 4대문 모두 옹성(적의 침입으로부터 성문을 방어하기 위해 지은 성벽)을 갖추고 있다.

이후 복원사업은 먼저 정밀 발굴을 통한 건물규모 추정, 옛 사진과 문헌자료 등의 분석,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고건물 설계도 등의 분석과 참조를 통한 설계 및 시공을 통해 이뤄지기 시작했다. 물론 지자체장의 홍보와 치적을 위해 복원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은 지양했다. 그러면서 금성관의 동·서익현과 망화루 및 내삼문, 4대문의 나머지인 동점문, 서성문, 그리고 북망문은 현재 진행 중이다. 여기에 목관아가 있었던 구 매일시장(금성관 앞)은 5일시장과 통합해 청동으로 이전하고 현재 주차장과 공연의 공간으로 쓰고 있지만 북망문 복원이 완료되는 시점에 다시 새우게 되며 전체적인 성벽까지의 완전한 복원은 기간을 예측할 수 없다.

나주시의 읍성벽의 복원계획도 구체적으로 진행 중이다. 2015년 6월 서성벽과 동성벽이 추가로 국가사적(483호)으로 지정됨에 따라 서성벽, 동성벽 정비와 복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동성벽 정비와 복원에 약 300억 가량의 예산이 소요되지만 두 곳이 국가사적이어서 복원사업비의 70% 가량을 문화재청으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동성벽은 남산에서 시작돼 동점문과 국도 1호선을 지나 석당간까지 800여m 구간을 옛 성벽그대로 복원할 계획이다. 서성문에서 시작되는 서성벽은 나주천 옆 우영아파트 앞까지의 800m거리를 관광 상품화하기 위해 현재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주변 정비사업을 통해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산책로를 조성한다. 많은 시민들이 읍성의 완전복원을 희망하고 있지만 남성벽과 북성벽은 주거지와 도로 등을 관통하고 있고 주민불편과 예산상의 문제로 나머지 북성벽과 남성벽 구간은 향후 고증을 거쳐 정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종순 나주시 문화재관리 팀장은 “근·현대화를 진행하며 전통 도시를 고려하지 않은 도시계획으로 도로나 각종 시설 밑에 문화재가 위치하고 시민들의 상가와 주택이 있어 사유재산권을 보호하면서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속도가 더디다”면서 “문화재가 도시 자체의 확장과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지 않도록 이제라도 지자체 특성에 맞는 도시계획을 새롭게 세우고 문화재와 도시가 함께 발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역사문화 복원 통한 구도심 재생
천년고도 나주의 옛 모습을 되찾기 위한 복원사업이 1993년부터 진행되면서 역사문화도시를 표방한 나주시의 오랜 염원이 빛을 발하고 있다. 이는 일제 강점기에 잃어버린 역사와 문화를 다시 찾는 길이고 도시의 정체성을 되살리는 사업이기도 하다. 또한 2005년에 유치 확정된  공동혁신도시(빛가람)에 한전 등의 공기업과 공기관이 입주하고 주변 아파트와 상가 등으로 기존 인구가 빠져나가며 발생되는 구도심의 도심 공동화 현상, 구·신도시 간 삶의 질 차이를 줄이고 관광·문화산업을 통한 신·구도시의 상생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면도 있다. 더불어 2천여년 전의 마한역사를 품고 있어 더욱 다양한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문화관광의 장을 열고 있다.
  
나주시는 2015년 연말 국토부의 도시재생사업 대상선정과 함께 다양한 읍성권 문화자원을 활용한 ‘역사문화관광도시의 발전소’를 통해 원도심의 활성화와 역사문화도시 조성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읍성을 ‘살아있는 박물관 도시’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과 함께 2016년 문화재 보수정비사업 관련예산 103억원을 활용해 나주읍성 북문복원, 금성관 연못터 복원정비, 석당간 토지매입 등 땅 속 문화재의 원형 복원정비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근대산업 문화재인 나주잠사 리모델링 공사를 마무리하고 복합문화 공간을 조성해 시민들의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하고 전문 예술인들의 전시와 공연 등을 열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를 이끌 ‘나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도 지난해 문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센터는 역사문화를 기반으로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는 금남동 등 원도심 지역의 활성화와 도심재생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사업은 자치역량을 갖춘 근린공동체 구성원 양성, 도시재생포럼·주민역량강화 프로그램 운영, 시민아이디어 공모, 도시재생과 관련한 업무 등을 맡게 된다. 또한 나주읍성코아센터사업, 금성관길관문부 야간경관조성, 사매기천 실개천, 사마교 재현사업 등을 주요사업으로 펼칠 계획이다.

김종순 팀장은 “도심재생에 있어 그 기본이 되는 인구와 먹고 살거리가 부족한 측면이 있지만 나주는 목사고을이란 정체성과 함께 역사성을 가지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역사문화도시라는 테마로 도시재생 정책을 수립할 수 있었다”면서 “도심재생은 그 도시만이 가진 고유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실현해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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