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은 살충제 계란 파문이 이제 한국까지 번져서 충격을 주고 있다. 독성 상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에 오염된 살충제 계란이 유럽 농가에서 발견되면서 유럽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졌다. 벨기에와 네덜란드 등 유럽 농가에서 문제의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해당 농장들의 계란과 닭은 모두 폐기 처분됐다. 물론 유럽은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이런 공포는 비단 유럽의 일이 아니게 되었다. 유럽을 들썩이게 한 살충제 계란 논란 이후 한국 역시 이들 달걀이 유통되었는지 전수 검사에 나섰다가 국내 농가에서도 살충제 달걀이 발견되면서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논란이 된 피프로닐 성분은 벌레의 중추 신경계를 파괴하는 살충제 성분으로,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쳐서 두통이나 감각이상, 장기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논란이 커지자 결국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등에서 달걀 판매를 전문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AI로 계란 파동을 겪은 지 얼마 안돼 또 다시 큰 혼란을 겪고 있다. 국내 주요 대형마트는 소비자의 불안을 우려해서 일제히 판매대의 계란들을 치웠다.

전남에서도 계란에서 살충제가 검출된 7개 부적합 농가의 농장 보관분과 수집업체, 마트 등 유통분 141만여 개를 전량회수, 107만 개를 폐기물처리업체를 통해 폐기했다. 잔여물량 34만 개(함평)도 지난 22일까지 폐기했다고 한다.

이번 계란 파동으로 ‘친환경 인증제’가 엉터리로 운영되는 사실도 드러났다. 전수조사 결과 살충제 달걀의 60% 이상이 친환경 인증 제품이라는 점은 충격적이다. 비싼 가격을 부담하면서까지 친환경 제품을 구입해온 소비자들은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먹거리에 대한 신뢰는 한번 추락하면 좀처럼 회복하기 힘들다.

특히 달걀은 값싸고 영양가가 높아 온 국민이 즐겨 먹는 ‘국민식품’이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공장식 밀집사육부터 친환경 인증제까지, 식품안전 체계 전반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고 무능한 대응으로 사태를 키운 관계자들에 대한 책임도 엄정히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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