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남 영암문화원장
영암문화원은 우리지역의 향토사를 이어주고 보여주는 민속 풍물자료들을 모으고 있다. 노장년층에게는 추억의 장을, 청소년들에게는 자긍심과 애향심을 심어주고 우리의 뿌리를 알게 하는 산 교육자료로 소중하게 보존 활용될 것이다.
영암근대화의 변화상을 재조명할 수 있는 자료로서 구한말-일제-광복-6.25사변-경제 개발기를 중심으로 하고 최근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자료의 범주는 ⩟생활기록(가계부, 일기장, 편지, 입장권, 차표 등) ⩟의식주·관혼상제(교복, 가방, 옛날옷, 재봉틀 등) ⩟개인 소장품(전화카드, 우표, 화폐, 선거벽보, 장난감 등) ⩟직업(엿장수, 마주이, 우마차, 버스안내양, 전화교환원, 대장장이, 뱃사공 등) ⩟상업(영화포스터, 간판, 광고지 등) ⩟시서화·가무학 ⩟文·史·哲,과학기술 ⩟정치·법률 ⩟종교·풍속 등으로 세분하고 관련사진과 실물을 공모하고 있다. 기간은 지난 7월부터 오는 9월말까지다.
특히 사진의 경우 요청에 의해 복사 후 반환하고 수준 있는 기증·공모 자료들은 기증자와 내용을 명기한 도록을 제작해서 제공하고 연구 보존하게 된다. 출품된 자료의 비중을 엄격히 심사하여 오는 10월 26일(수) 10월 문화가 있는 날 전시회에 초청하고 시상한다. 또한 자료의 가치가 인정되거나 대량 기증자에게는 소정의 사례를 지급하고 우수 자료를 발굴한 마을훈장에게는 소정의 사례금을 지급키로 했다.
지금까지는 제1차 기증·공모전의 요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이고, 최종적인 목표는 가칭 ‘영암군향토민속관’을 만들기 위한 역할과 기반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신북 모산리에도 가족 박물관이 있고, 장흥 관산읍의 장흥위씨 집성촌인 방촌리에는 마을 박물관이 있다. 30여 집안과 개인으로부터 1천여점의 유물과 문서자료를 기탁 또는 기증받아 전시·보존되고 있어 ‘기록의 보고, 전통마을’로 인정받고 있다. 실로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긍지를 심어 주기에 충분한 기록 박물관이 된 것이다.
우리 영암에도 고장의 문화역사를 연구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 지역의 각계 각층은 물론 향우까지 적극 참여한 ‘문화운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농경 중심의 사회에서는 공동체의식이 살아 있었다. 그러나 상공업의 다양한 산업화로 확대 발전되어 가면서, 경제가 최우선이고 생활의 생존적 조건이 되었으며 국가도 선진국의 경제수준을 목표로 달려왔다. 그 결과 물질적 풍요는 얻었지만 뒷면에서는 정신적 피폐 등 균형이 틀어져가는 현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최근의 사회적 변화는 실로 막 되어가는 사건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등(점수)주의 경쟁교육의 탓도 있겠지만 가정교육이나 인성교육이 너무 빈약한 실태이다. 정말 이제는 문화예술과 인간적 정서문화가 필요할 때이다. 자신의 뿌리에 대한 자부심과 인간애에 바탕을 둔 지역사회의 공동체 의식을 조성하는 문화활동이 필요하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사회적 교육이 절실한 실정이다.
우리가 이제는 문화적으로 앞서가지 못한다면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영암근대 풍물자료 기증 공모전’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우리 영암의 후손들을 위한 ‘작은 문화운동’으로 생각하고 모두 참여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