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이 대불국가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블록공장(2공장)을 연내에 철수할 것으로 알려져 조선업 불황여파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의 인력감축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미포조선의 대불산단 블록공장이 본사로 이동하게 됨으로써 대량 실업사태가 가시화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의 블록공장 철수는 사상 최악의 수주 절벽에 부딪힌데다 울산 본사까지의 물류비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 20048만여평의 부지에 설립된 대불산단 블록공장은 선박 블록을 제작해 울산 본사로 공급하고 있다. 대불산단 블록공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92천톤의 블록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현대미포조선 전체의 24%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남 영암에서 울산까지 바지선을 이용한 해상운송 이동시간만 36시간이나 걸리는 등 운송비 부담과 생산 비효율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한다. 다시 말해, 울산은 워낙 땅값이 비싸고 부지가 한정적이어서 전남 영암으로 눈을 돌리게 됐지만, 영암과 울산 간의 거리가 너무 멀어 이동시간이 길고 운송비용이 많이 들어 운영비 절감차원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현대미포조선이 올해 수주한 탱커가 모두 3척에 불과할 정도로 수주 절벽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 측에서 굳이 대불산단의 블록공장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만일, 그렇게 될 경우 현재 공장에는 약 25명의 정규직을 비롯해 900여명의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근무를 하고 있는데, 정규직 외에는 모두 대량 실업사태가 불가피 할 전망이다. 25명가량의 정규직은 인근 현대삼호중공업 측에 흡수하면 비교적 손쉽게 정리가 되는 것도 공장철수를 결정한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런 계획이 연내에 실현되면 지금의 대불산단은 어떤 상황으로 몰릴지 자못 심각하다. 말 그대로 파죽지세의 형국이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연쇄적인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군차원의 대응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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