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번기를 맞아 요즘 농촌에서는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이다. 특히 모내기가 한창인 요근래에 신북에서 저수지 수문이 터져 아찔한 순간을 맛보아야 했다. 신북면 냉천 저수지에서 농업용 수위를 조절하는 수문이 터지는 바람에 저수지 주변 2.3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던 것이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만일의 경우 둑까지 무너졌다면 어찌됐을까 하는 생각에 미치니 가슴이 철렁해진다. 긴급히 보수공사를 실시하여 농사에 피해를 안주겠다는 관계기관의 발빠른 대응이 있었지만 여전히 걱정은 앞선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송판으로 된 수문 막음판이 파손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관내 저수지 대부분이 이런 구조라는 것이다. 신북 냉천 저수지는 1957년 축조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관내 220여개에 달하는 저수지가 그 보다 훨씬 이전인 1920년대 이후 축조된데다 송판으로 된 막음판을 사용하여 부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오랫동안 물에 잠긴 수문의 막음판이 제대로 구실을 할 수 있는지부터 파악해 볼 필요가 있음을 이번 사고의 교훈으로 삼아야겠다. 듣기로, 송판이 규격에 훨씬 못 미치는 얇은 재질을 사용해서 부식이 빨리 진행되고 수압에 못견뎌 수문이 터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비단 그 곳뿐이겠는가 하는 점이다. 지금 활용되고 있는 저수지 몇 곳을 뺀 대부분이 1920년대~1970년대 사이에 축조된 사실을 감안하면, 많게는 100년 넘는 저수지도 있을 것이고 또한 부실한 재목을 사용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그 단적인 예가 바로 이번에 사고가 터진 신북 냉천 저수지가 아니겠는가.

모든 사고는 전조 증상이 있게 마련이다. 어쩌다 일어난 일이겠거니 하고 안일하게 대처하면 반드시 후환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농어촌공사 등 관계기관은 예산타령만 할 것이 아니라 이번 사고를 계기로 관계 요로에 사전대비를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다반사로 보는 일이지만 사후약방문격이 되지 않도록 실태조사부터 철저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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