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병원 제2내과 김형완 과장 남몰래 의료봉사
의료봉사 통한 인연, 소소한 감사의 말 한마디 큰 힘

엄마, 이렇게 하면 배가 아파요?”

영암병원 제2내과 김형완(51.사진) 과장이 배가 아파 내원한 환자를 진료하면서 던진 말이다. 흔히 의사라 하면 왠지 모를 근엄함과 가까이 하기엔 부담스러운 존재이지만 김 과장에게는 이러한 모습을 찾아 보기 힘들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80%가 고령의 환자들인 탓에 환자의 눈높이에서 진료를 하던 것이 이제는 자연스럽고 친숙한 이미지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10월 영암병원 내과 과장으로 부임한 김 과장에 대한 주위의 칭송은 자자하다. “근래 보기 힘든 진정한 의사라는 말이다. 이에 대해 김 과장은 금시초문이라고 손사레를 친다.

김 과장은 2주에 한번 꼴로 시종 행복나눔효요양원과 서호 정우재가노인복지센터, 그리고 영암읍 소재 요양원 등 3곳에 주기적으로 찾아 의료봉사를 펼친다. 일일이 환자들이 건강을 체크하고 어디 불편한 곳이 있는지, 피부질환은 없는지 등을 두루 살핀다.

특히 요즘에는 추운 날씨로 혹시나 어르신들이 감기에나 걸리지 않을지 꼼꼼히 체크하고 있다. 면역력이 약한 요양시설 어르신들은 단순 감기라고 하더라도 폐렴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방문이 뜸한 어르신들에게는 말동무를 해주며 때로는 아들처럼, 때로는 친구가 되어주는 역할이 김 과장이 하는 의료봉사다.

얼마 전에는 청진 중 하바신마비로 요양원에 입원 중이던 환자의 한쪽 무릎이 비정상적으로 부어 있어 정형외과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유했고 진료결과 뼈가 부러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다. 2주에 한 번씩이라고 하지만 3곳의 요양원을 둘러보고 병원에 도착하면 자신이 비어있는 사이 산적해있는 업무가 기다리고 있지만 김 과장은 의료봉사의 끈을 놓을 순 없다고 고백한다.

김 과장이 의료봉사에 첫발을 내딛은 것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주허바킴 병원에서 원장으로 재직 시 병원을 알리기 위해 시작한 게 시초가 됐다. 시작은 병원의 환자를 늘리기 위해서였지만 봉사를 거듭할수록 김 과장은 의료봉사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바로 노인 환자들의 순수한 마음 때문이었다. 김 과장이 의료봉사를 할 때마다 노인환자들은 연신 고맙다” “너무 좋다고 자신을 반겨줘 의료봉사가 힘들다기 보다는 의사라는 직업이 새삼 고맙게 느껴지게 했다.

지인의 부탁으로 강진의 한 종합병원에서 근무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김 과장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지역의 요양병원을 돌며 어르신들과 함께 했고 이러한 모습은 영암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봉사활동 경험이 쌓이다 보니 스쳐간 인연도 많아 그들이 표시했던 소소한 감사함들이 새로운 원동력이 돼주고 있다.

김형완 과장은 의료봉사라는 것이 하다보면 마치 마약처럼 중독되는 느낌이 있다. 오래 전부터 해왔던 일이라 습관처럼 하게 된 것도 마찬가지다앞으로도 거창한 계획보다는 지금의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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