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축제예산 연 25억..고비용 '난망'

나주시가 오는 10월 마한문화축제 개최를 선언하면서 올해초 마한축제를 먼저 개최했던 영암군이 격년제 방안을 나주시에 전달했지만 나주시 축제추진위원들의 반대로 실현가능성이 높지 않은 가운데 각자 축제를 개최하는 방법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14일 영암문화원에서 세계거석문화협회 유인학 총재와 시종면민 등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마한축제와 관련한 비상대책회의에서 격년제 방안이 최종적으로 채택되면서 나주시 축제관련 부서에 전달됐다. 하지만 격년제 방안 자체가 영암군과 나주시 양쪽 모두에게 현실적으로 채택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9월 말까지를 협상기간으로 정하고 회의가 계속되고 있다.

먼저 나주시의 입장에서는 몇몇 작은 축제가 열리고 있지만 시를 대표할 만한 축제가 없는 상황에서 마한을 주제로 한 문화축제를 국립나주박물관과 함께 연차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시를 대표하는 축제로 성장시키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나주박물관에서 마한과 관련된 학술세미나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고 내년에는 금동관을 주제로 대대적인 전시회도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마한축제를 격년제로 영암군과 나눠서 개최하게 될 경우 나주시를 대표하는 축제로 성장시키는데 걸림돌이 될 뿐만 아니라 축제에 따른 효과를 영암군과 똑같이 나눠먹는(?) 상황에 처할 수 있어 격년제 개최가 달갑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영암군의 입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영암군의 연간 축제관련 예산이 25억을 웃돌 정도로 방대해 축제예산을 더 늘릴 경우 중앙정부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어 더이상 늘릴수 없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다른 축제예산을 줄여서 마한축제에 투입하는 것도 현재로선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격년제로 개최될 경우 나주시가 개최하는 축제규모와 비슷한 수준으로 영암군도 맞춰야 한다고 봤을 때 최소 수억원의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처럼 나주시와 영암군 모두가 격년제 방안을 달가워하지 않는 상황에서 몇몇 언론보도를 통해 격년제 개최가 기정사실처럼 보도되면서 양쪽 모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9월말까지 지속적으로 협상을 계속한다는 방침이지만 격년제 방안이 최종적으로 결정되기는 현재로서는 높지 않고 오히려 각자 따로 축제를 개최하는 방안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시종면 전현직 사회단체장들을 중심으로 최근 축제준비위원회를 구성, 마한축제와 관련한 제반사항을 논의키로 했다. 김점수 문화체육행사추진위원장이 위원장으로 선출됐고 부위원장에는 정운갑 영암군농민회장, 박복용 전 시종면이장단장, 김순오 현 시종면이장단장, 강대삼 전 시종로타리클럽회장, 김승록 시종면새마을협의회장, 사무국장에는 오용진 전 시종면청년회장, 자문위원에는 최인옥 전 영암군새마을협의회장과 손홍관, 배군태씨가 선출됐다. 축제준비위원회가 구성되면서 시종면민들도 나주시와 별개로 축제를 개최할 뜻을 밝히고 내년 봄에 남해신사에서 개최되는 해신제 시기에 맞춰 마한축제를 동시에 개최한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영암군과 도의원, 군의원 등을 만나 예산관련 문제를 협의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각자 축제를 개최하는 방안이 떠오르면서 영암군도 격년제 방안이 무산되더라도 마한축제는 지속적으로 개최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여기에 영암군과 나주시가 별도로 축제를 개최하더라도 양쪽 자치단체가 사절단의 형태로 교류는 이어질 전망이다.

군 관계자는 “현재 나주시와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 격년제 방안 채택 확률은 그리 높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격년제가 무산되더라도 영암군 마한축제를 계속 개최한다는 것이 기본방침이다”며 “문제는 개최시기와 예산확보가 문제인데 이를 위해 시종면민들과 만나 의견을 계속 청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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