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는 봉사, 보람도 배가 됩니다”

지난 20일 영암읍 월출웨딩컨벤션 2층에서 영암읍여성의용소방대장 취임식 행사에서 안형영(58)씨가 제8대 여성대장으로 취임했다. 이날 취임식 행사가 여느 의용소방대장 취임식 행사와 달리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바로 신임 안 대장이 현재 영암읍 남성 의용소방대장으로 활동중인 박기주(62)씨의 부인이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부부 의용소방대장이 탄생한 셈이다. 이는 영암군뿐만 아니라 전국을 통틀어서도 흔하지 않는 경우이다.

남편 박 대장은 지난 20131월초 안 씨가 취임했던 곳에서 제30대 영암읍의용소방대장으로 취임했다. 임기가 3년이기 때문에 올해 연말까지 임기로 영암읍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가고 있다. 여기에 이번에 박 대장의 부인 안 씨가 여성 의소대장으로 새로 취임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이들 부부가 의용소방대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실 의용소방대와 먼저 인연을 맺은 것은 부인 안 씨였다.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안 씨는 지역사회에 어려운 이웃들에게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에 당시 발대식을 가졌던 영암읍여성의용소방대에 가입하게 됐다. 당시에만 하더라도 대원들의 숫자가 30여명에 이를 정도로 상당히 큰 봉사조직이었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하기를 바랬던 안 씨에게 대원들 숫자가 많았던 의소대는 가장 매력적인 봉사단체였던 셈이다. 당시에만 하더라도 관내에서 최초로 발대식을 가졌던 의용소방대였기에 영암읍뿐만 아니라 군서, 도포, 미암면 등 지역 곳곳을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펼쳤다. 5~6명이 1조로 구성돼 군에서 지원받은 목욕차량으로 홀로 생활하는 노인들을 찾아가 목욕봉사를 실시했다. 또 직접 담근 김치와 라면 등 먹을 거리도 전달해 어려운 이웃들을 볼보기도 했다.

30여명의 동료 대원들과 함께 봉사할동을 펼쳐갔던 안 씨였지만 그때 당시만 하더라도 남편인 박 씨와 시아버지의 반대가 있었다. 집안일만으로도 힘들었던 안씨가 매 주마다 봉사활동을 하러 집을 비우면서 체력적으로 힘들 것을 우려해 반대를 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안 씨는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남편인 박 씨를 설득했다. 오랜 설득 끝에 남편 박씨도 함께 의용소방대에 가입해 함게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하게 돼 오늘 날에 이르게 된 것이다.

부부가 함께 의용소방대원으로 지역사회에 봉사를 하면서 몸은 힘들었지만 기쁨은 2배가 됐다. 칡넝쿨 제거, 논두렁 불태우기 등 누구도 나서지 않는 일들을 의용소방대원들과 함께 봉사하면서 깨끗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를 했다. 또 다양한 화재현장에 출동해 소방대원들의 화재진압을 돕기도 했다. 10여년전에는 혼자 거주하던 할머니의 집에 화재가 발생해 부부가 함께 소방대원들과 화재를 진압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영암읍 성심장례식장 인근에서 쓰레기를 태우다 불씨가 냉동창고에 옮겨붙어 화재가 발생해 큰 불로 번질뻔했다. 급히 출동한 영암소방서 대원들이 화재를 쉽게 진압할 수 있도록 부부는 동료 의소대원들과 함께 화재진압 장비를 나르고 소방호스를 함께 잡고 화재를 진압했다.

이렇게 부부가 함께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공통의 관심사를 통해 대화가 늘어나 전보다 화목해졌다. 또 지역사회에 봉사를 하며 기쁨과 보람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 부인 안 씨가 여성의소대장으로 취임하면서 갖은 소문에 시달려야만 했다. 남편 박 씨가 의소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인인 안 씨까지 의소대장으로 취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곱지 않은 시선에 시달려야만 했다.

부인 안 씨는 “‘내가 하지 않으면 누가 이 일을 하겠나라는 생각에 남편도 선뜻 동참해줘 감사한 마음뿐이다앞으로도 남편과 함께 지역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봉사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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