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진화대원 체력검증 도중 쓰러져
조선대 병원으로 후송, 수술경과 좋아

클릭! 이사람_영암국유림관리소 박현철씨

갑자기 쓰러진 50대 남성을 발빠른 조치로 소중한 생명을 살려낸 사람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영암국유림관리소 박현철(37·사진 좌측)씨이다.
지난 15일 오후 2시 30분께 산불진화에 사용되는 등짐펌프를 매고 영암읍 공설운동장을 돌던 이모 씨(57)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 씨는 산림청소속 산불전문예방 진화대원을 지원해 면접시험에 이어 체력검증을 받고 있었다. 이 씨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은 박 씨는 급히 이 씨 옆으로 달려와 살펴보니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로 입에 거품을 물고 있어 위급한 상황이었다. 박 씨는 침착하게 가장 먼저 등에 매고 있던 등짐펌프를 제거하고 기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기도가 무엇인가에 막혀있던 탓에 기도가 확보되지 않아 바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몇차례 가슴을 압박하자 입에서 틀니가 튀어나와 기도가 확보됐다. 이후 119 구조대가 도착하기까지 계속 심폐소생술을 계속 시행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가 5분만에 도착해 이 씨를 강진의료원으로 후송했다. 의료원에서는 이 씨가 갑자기 쓰러진 정확한 원인을 진단할 수 있는 의료장비가 없었던 탓에 응급조치만 하고 바로 조선대병원으로 후송해 치료를 받았다. 진단결과 심장으로 향하는 동맥 혈관이 막혀 발생한 급성 심근경색으로 밝혀져 치료를 받았다.
쓰러진 이 씨가 골든타임이라고 불리우는 호흡이 멈춘 5분이내에 바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덕분에 뇌손상이 거의 없어 수술경과가 좋아 현재는 가족들과 대화도 나누고 있고 화장실도 거동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 큰 이상이 없으면 일주일내에 일반병실로 옮겨질 예정이다.
이날 체력검증은 산불전문예방 진화대원을 선발하기 위한 시험과정중 하나였다. 이들 진화대원은 산불이 발생했을 경우 큰 화재는 소방헬기를 동원하지만 작은 산불같은 경우에는 대원들이 직접 등짐펌프를 매고 진화작업을 펼쳐야 한다. 이 때문에 10㎏무게의 등짐을 매고 산을 오를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날 47명을 선발하는 시험에 52명이 지원하면서 면접시험과 산불진화에 필요한 최소한의 체력을 테스트하기 위한 차원에서 달리기가 실시됐다. 52명의 지원자들이 5개조로 나눠져 10~12㎏정도 무게의 등짐펌프를 등에 매고 빠른 걸음정도 속도로 운동장 2바퀴를 도는 시험이 실시됐다. 일반적으로 8분이내에 통과해야 합격이 된다. 앞선 4개조는 모두 시험을 끝마쳤고 마지막조에 속해있던 이 씨가 시험도중 2바퀴를 돌던 중간에 출발선 50m 지점에서 쓰러진 것이다.
이날 테스트를 담당했던 박 씨는 지난 2013년 6월에 입사해 첫 근무지로 영암국유림관리소로 발령을 받았다. 항해사로 근무했던 경력탓에 의료관리자 자격증과 심폐소생술 자격증을 갖고 있었던 박 씨는 이 씨가 쓰러지자마자 발빠른 대처를 통해 소중한 한명의 생명을 되살려냈다. 만약 박 씨의 조치가 몇분만 늦었더라도 호흡정지로 인한 뇌손상이 오게돼 회복되더라도 장애가 남을 가능성이 높았다.
최근에 거동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된 이 씨는 담당직원인 박 씨와 문연상 팀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몸이 회복되면 사무실을 방문하겠다는 연락을 해오기도 했다.
박 씨는 “그 때 당시에는 이 씨를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고 호흡이 없어 심폐소생술을 급하게 실시했다”며 “다행스럽게 경과가 좋아 회복이 되고 있다는 소식에 한결 마음이 놓이고 앞으로는 이런 작은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철지히 준비해 테스트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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