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사재털어 작가와 지역민 교류공간 마련
왕인박사와 관련 해외작가 초청 전시회도 계획

클릭이사람 - 희문화창작공간 김 미 희 관장

군서면 도갑리에 마련된 희문화창작공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미희 대표
농촌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에 비해 문화적인 혜택을 누리기가 어렵다. 관내에도 하미술관과 도기박물관, 종이공예관 등의 미술관과 박물관이 있지만 해당 작품을 만든 작가들을 직접 만나기란 하늘에별따기처럼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군서면 도갑리에 최근 작은 미술관이 탄생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곳은 바로 김미희(48·사진) 관장이 만든 곳으로 한지공예작품에서부터 도자기, 칠보, 회화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이 곳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바로 정기적으로 지역작가나 외부에서 초청된 작가들이 희문화창작공간내에 마련된 작가실에서 작품활동을 하면서 갤러리를 방문한 지역주민들에게 특별한 강좌를 비롯한 강의를 해주며 문화적 교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관장이 이처럼 예술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한지공예를 접하면서 시작됐다. 영암읍 역리가 고향인 김 관장은 고등학교를 영암에서 졸업하고 타지에서 건설회사에 다녔다. 이 곳에서 현재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됐다. 지금으로부터 17년전 취미삼아 한지공예를 시작하게 됐다. 한지공예에 재미를 붙인 김 관장은 본격적으로 배우기 위해 전주의 김혜미자 선생을 찾아 스승을 삼고 오색전지기법을 비롯해서 본격적으로 한지공예에 대해서 배우게 됐다. 이후 예원예술대학교에 한지조형학과가 생기면서 이 곳에서 현대적 한지조형기법에 대해서 공부하게된 것이다. 이 곳에서 이론과 실습수업을 병행하면서 관내 중요기관들에 납품되는 작품들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실력을 쌓았다.
이렇게 실력을 쌓던 중 김 관장은 남편이 늦은 나이에 공직사회에 입문하게 되면서 지난해 7월 고향인 영암으로 내려오게 됐다. 귀향 초기에는 군서북초와 도포 도신분교에서 자신의 한지공예작품을 전시하고 새로운 작품을 만들기도 하며 지냈다. 자신의 터전이 아닌 탓에 한계를 느낀 김 관장은 친정부모님과 가족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현재 군서면 도갑리에 2층규모로 희문화창작공간을 신축하게 됐다. 이 곳을 신축하면서 전라남도 문화예술재단의 지원으로 거주 예술인 창작지원 레지던스 사업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해당 사업은 작가들에게 창작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지역주민들과 문화적인 교류를 이어갈 수 있는 사업으로 큐레이터 비용과 작가지원비 일부를 지원받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자신의 한지공예재능을 지역주민들에게 비용을 거의 받지 않고 한지공예를 가르쳐주며 강사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벌써 김 관장에게 한지공예를 배워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제자들만 수십명에 이를 정도이다. 이들 제자들은 김 관장이 특별한 전시회를 하거나 봉사를 할 경우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이를 위해 갤러리외에 주민들이 한지공예를 배우고 실습할 수 있도록 별도의 장소를 마련해놓고 항시 개방해 누구나 방문할 수 있도록 해두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 관장은 전라남도 문화예술재단으로부터 일정 비용을 지원받고 있지만 지원비용은 전액 작가들에게 사용하고 있고 갤러리를 운영하는 데 소모되는 비용은 전액 자신의 사재를 털어 사용하고 있다. 이 금액만 한달에 150만원에 이른다.
김 관장은 앞으로 하나의 꿈이 있다. 레지던스 사업을 더 확대해 해외작가까지 희갤러리에 초청하는 것이다. 김 관장은 영암의 상징적인 인물인 왕인박사나 영암의 역사와 관련된 내용으로 일본의 작가를 비롯해서 3~4명의 작가를 초청해 공동으로 희갤러리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지역주민들과도 교류를 이어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을 세웠다.
김 관장은 “문화적인 혜택을 누리기 어려운 상황이 안타까워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과 지역주민들이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어 희문화창작공간을 만들게 됐다”며 “앞으로 영암의 특성에 맞는 레지던스 사업을 구상하고 실천해 나만의 작은 미술관을 지역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앞으로 꿈이고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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