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정 구 군서면출신 법학박사 고용노동부여수지청장 전)호남대법학과 강사
6·4 지방선거가 모두 끝났다. 패자에겐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승자에겐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세월호 침몰사고의 추모 분위기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하게 치러진 선거였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도 예외 없이 중앙정치의 개입, 여전한 지역갈등의 표출, 점증하는 포플리즘, 무분별한 공약, 검증되지 않는 인사들의 출현 등이 재현됐다. 20년 풀뿌리 민주주의 발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심히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영암군민들은 ‘새 군수, 새 영암’에 대한 기대와 희망에 부풀어 있다. 이러한 군민들의 기대와 희망에 부응하는, 성공한 군수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다음과 같이 몇 가지 당부드리고 싶다. 
첫째, 무엇보다도 청렴한 군수가 되어야 한다. ‘손에 망치를 들면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는  말이 있다. 칼자루를 잡으면 휘두르고 싶고, 권력을 손에 넣으면 군림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한번 유혹에 빠지면 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고려시대의 최영 장군처럼 ‘황금을 돌같이 보라’ 는 ‘견금여석(見金如石)’의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손만 깨끗해서는 안되고, 머리(頭淸)와 마음(心淸), 발길까지 청렴해야(足淸) 진정한 청렴이라 할 수 있다.
둘째, 사심(私心)없는 군수가 되어야 한다. 목민심서에서 ‘사사로운 손님은 물리치라’고 했다. 친척이나 친구, 선거에 도움 받은 소위 선거공신들로부터 엄격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사심은 공복(公僕)의 길을 방해하고, 그 말로(末路)는 항상 비참하다. 사심은 인사권을 행사할 때 고개를 든다. 따라서 매관매직이나 청탁의 유혹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과감히 배제하여야 한다. 성공한 군수는 행정의 달인이 아니라 사심 없는 행정을 펼치는 군수를 의미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셋째, ‘내 가정처럼 자치살림’을 하는 군수가 되어야 한다. 인기에 영합하기보다 훗날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기적 포퓰리즘’은 자치살림을 파멸로 이끌게 된다. ‘여자와 인기는 쫓는 만큼 도망 간다’는 말이 있다. 무리한 사업을 추진으로 지방재정에 어려움을 초래한 강원도의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사업과 전남의 F1 사업, 국외에서는 일본이나 스페인, 미국 등에서 파산한 도시를 볼 수 있는데, 모두 ‘내 가정처럼 자치살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화합과 통합의 군수가 되어야 한다. ‘새 군수’는 당선소감에서 “통합의 열린 군정으로 밝은 영암을 만들겠다”, “통합과 화합으로 하나된 영암을 만들어야 한다는 군민들의 강력한 요구 앞에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듯이, 상대를 포옹하는 화합과 통합의 영암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표를 주지 않았던 군민들도 같은 군민이다. ‘내 편에 의한, 내 편을 위한 행정’은 깜깜한 밤길에 한 쪽 불빛에 의존하여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같다.
베트남에 가면 죽어서도 국민들로부터 영웅으로 존경 받는 인물이 있다. 호치민 전 국가주석이다. 호치민은 베트남 독립을 이끌어내면서 죽을때까지 20평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자기 방에 침대와 책상, 조그마한 서재만 놓았던 검소한 인물이다. 그가 유언으로 남긴 말이 있다. 그의 머리 위에 ‘정약용의 목민심서(牧民心書)’를 놓으라는 것이다. 목민심서에 나오는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과 ‘청렴한 관리의 모습’을 가르쳤던 것을 유언한 것이다. 다시 한번 되새겨 볼 덕목이다.
지금은 승리감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군민안전에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새 군수, 새 영암’의 지평을 열어가기 위해서는 군수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군민들과 공직자, 그리고 영암향우회 등 모든 영암인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 가능하다. 새군수는 진정으로 군민들을 사랑하고, 청렴을 실천하며, 화합과 통합의 군수로서 군민들로부터 존경 받는 성공한 군수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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