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30일(제138호)

▲ 본사 대표이사 발행인

영암지역 최초의 시민운동단체인 영암참여연대가 26일 공식 출범했다. 그동안 구성원을 둘러싸고 이견도 없진 않았으나 뒤늦게나마 창립총회를 갖고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주지하다시피 지난 10여년간 우리사회의 커다란 변화 가운데 하나는 다름 아닌 시민운동의 성장이라 할 수 있다.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으로 열려진 시민사회의 공간에서 경실련, 환경운동연합, 참여연대, 녹색연합 등 시민단체들이 창립되면서 시민운동이 활발히 전개돼 왔다. 이들 단체들은 정치개혁은 물론 경제정의, 환경, 여성, 교육, 언론, 보건, 교통, 소비자, 부정부패추방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동시다발로 이슈화하여 민주주의의 사회적 기반을 다져왔다. 이번 17대 총선에서 뿐만 아니라 지난 16대 선거에서 전국적으로 커다란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총선시민연대의 ‘부적격 정치인’낙선운동은 정치개혁의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시민단체의 활동은 국가권력과 경제 권력을 감시 또는 견제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공동 선(善)을 위한 비판적 기구로, 이젠 우리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기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영암에선 이렇다 할 시민단체가 없어 그동안 여러 가지 아쉬움을 안겨주었던 게 사실이다. 예를 들어 소수 몇몇의 이익을 위해 도시계획이 이뤄지고, 밀실행정에 의한 나눠 먹기식 예산집행이 다반사로 벌어져도 꿀 먹은 벙어리처럼 처신해야 했다. 선거에 기여한 공무원이 주요보직을 받고, 공사를 매개로 한 선거운동이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어도 누구하나 제지할 사람이 없었다. 오로지 자신의 이익과 출세를 위해 적당히 눈감아 지내고, 줄서는 데 익숙해져 버렸다. 때문에 이에 소외된 대다수우ㅢ 많은 사람들은 항상 불만과 체념 속에 이방인처럼 살아야 했다. 지금도 어느 특정 지단에선 ‘줄 세우기’가 계속되고 있고, 비생산적인 모임 등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들이 온존하고 있는 게 오늘날 영암의 현실이기도 하다. 말 많고 뒤에서 헐뜯는 양태도 이런 현실과 결코 무관치 않다고 보여 진다.

영암참여연대의 출범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것도 바로 이같은 영암의 현실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지향하고 있는 목표도 지역민들의 염원이 어디에 있는가를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부정부패와 군민 위에 군림하는 행정 또는 사회적 병폐를 시민의 눈이 되어 감사하겠다는 그들의 다짐은 앞으로 건강한 영암사회를 가꾸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많은 사회단체들이 영암을 발전시키고 지역화합을 위해 지대한 공을 쌓아왔지만 건전한 비판에는 아무래도 인색해왔다고 여겨진다.

사회단체장들이 예산이라도 한 푼 받아낼 요량으로 권력자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데 어찌 비판을 가 할 수 있겠는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은 언론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더했으면 더했지, 덜 하지는 않을 것이다. 충성경쟁까지 벌이고 있는 판에 언론본연의 역할은 무슨 얼어 죽을 놈의 역할이란 말인가. 앞다퉈 다루는 치적홍보는 지역민들의 눈을 가릴 뿐 전혀 득될 게 없어TEk. 제왕적 행태가 바로 이런데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언론개혁도 스스로 할 일이지만 그에 역행할 경우 결국 시민사회단체의 몫이다. 시민사회단체가 나서서 준엄한 심판을 내릴 때 사이비 언론은 스스로 도태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앞으로 영암참여연대의 활동에 기대가 크다. 건강한 영암사회를 만들고, 지금 자라나고 있는 청소년들이 건전한 의식을 갖고 행동할 수 있도록 아름다운 내 고장을 가꾸는데 솔선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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