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회 스승의 날에 부쳐

이 기 홍 서호면 몽해리 출생 장천초등학교 졸업 전 목포교육장 전 전남교육청 장학관
세월호의 아픔 속에서도 5월의 한 가운데서 우리는 오늘 스승의 날을 맞이합니다. 참으로 반갑습니다. 제 33회 스승의 날을 맞아 선생님께 진심으로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스승의 길을 걸어오신 선생님 여러분! 오늘 여러분 가슴에 채워진 한 송이 카네이션과 제자들이 불러주는 스승의 노래는 성실하게 살아오신 그 헌신적인 삶에 바치는 한없는 사랑의 표현이요, 감사와 존경의 표시일 것입니다. 선생님께서는 교직을 천직으로 삼고 외로운 길을 묵묵히 걸어오셨습니다. 오늘도 갖은 어려움 속에서도 진정한 사도를 실천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하며, 학생들의 가슴에 꿈과 조국을 불어넣어 주고 계십니다. 절해고도의 분교장에서부터 지리산 중턱 하늘아래 첫 동네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달려가 구도자적인 삶을 살고 계십니다. 선생님이 계시기에 우리 학생들은 세상의 징검다리를 안전하게 건널 수 있는 지혜를 터득하고, 미지의 세계를 향한 두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는 용기를 기르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계시기에 모진 비바람과 시끄러운 세상 속에서도 우리 학생들은 잘 자라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지금의 우리가 있기까지는 수많은 역경과 인고의 세월이 있었습니다. 전쟁과 가난, 그리고 민주화운동으로 대변되는 시련과 고난이 우리를 힘들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모든 것을 슬기롭게 이겨내고 오늘과 같이 자랑스러운 민주국가를 건설하였습니다.
저는 자신있게 말합니다. 이 모든 힘의 근원이 바로 교육이었고, 교육을 염려하고 헌신적으로 노력하신 선생님에게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입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숱한 악조건을 감내해가면서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교육입국의 신념으로 긴긴 세월을 지켜온 선생님이 이 나라를 이렇게 훌륭하게 건설한 것임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교육력 제고에 노력해오신 선생님 여러분! 언제부터인가 이러한 선생님들의 땀방울에도 불구하고 학교교육을 둘러싼 학부모의 인식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교육유해 환경의 만연, 이기주의의 팽배, 가정교육의 약화 등 여러가지 교육 내외적인 요인을 외면한 채 문제를 교육자에게 돌리고 깊은 자성과 아울러 무한책임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학교교육에 대한 이런 분위기에 서운한 마음을 어찌다 헤아릴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이는 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생님이 심기일전하여 한 차원 높은 교육을 실천해달라는 요구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학생과 학부모가 선생님께 거는 기대라고 생각하는 것이 옳은 판단일 것입니다.
이름 하나로도 아름다운 선생님 여러분! 오늘따라 유난히 낡은 콜타르 판자교실에서 흘러나오는 풍금소리가 더욱 그리워집니다. 때론 질타 속에 휘청거리고, 때론 공허속에 무너져 내리다가도 묵묵히 사도의 길을 걸었던 교육선배님이 생각납니다.
오늘은 스승의 날! 선생님 모두 칭찬받아 마땅하고 응당 축하받아야 할 날이기에, 축제를 벌이고 대대적인 사은행사를 한다해도 부끄럽지 않을 일입니다. 비록 오늘 선생님에게 헌상하는 잔칫상은 없어도 선생님들의 본분을 게을리 할수는 없을 것입니다. 본래 모습을 되돌아보고 아무도 감히 의문을 제기할 수 없도록 전문성 제고에 힘을 쏟으시기를 감히 희망해 봅니다. 그리하여 꿈과 사랑이 영그는 학교를 만들어 주시기를 청하옵니다. 세월호를 둘러싼 그 어지러움 속에서도 선생님의 모습은 참으로 정갈했습니다. 삼가 세월호에서 유명을 달리하신 선생님의 명목을 빕니다.
선생님! 당신은 언제 불러도 아름다운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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