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철 영암관광지킴이 회장 영암문인협회 초대회장 전) 민주평통 영암군협의회장
지난 4월 16일 진도군 해상에서 476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운 세월호가 침몰한지 22일째 되었다. 5월 7일 현재 구조174명, 사망자 269명, 실종자 33명. 대재앙과도 같은 세월호의 소식이 TV를 통해 생중계되면서 온 국민이 마치 자신이 그 일을 당한 것처럼  탄식하며 눈물을 흘렸다. 특히 금번에 희생된 수많은 학생들이 “배안에서 나오지 말고 기다리라”면서 자신들은 먼저 탈출해버린 어른의 방송을 그대로 믿고 서로 독려하며 기다리다 꼼짝 없이 수장된 꿈나무들이었기 때문에 억장이 무너졌다.
금번 세월호 참사의 원인으로 복원력과 화물과적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무리한 증축으로 세월호의 무게중심이 51cm 높아져 안전을 위해 화물을 덜 싣고 평형수를 더 채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당일에는 자동차 180대를 포함하여 화물을 3천톤 실어, 최대화물 적재량 987톤의 세 배를 더 실었다 한다. 게다가 차량의 경우 안전을 위해 앞뒤로 고정하는 T자형 장치로 결박하고 차량 바퀴에 체인으로 죄우로 포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비용절감을 위해 안전장치를 하지 않았다 한다.
금번 참사는 남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의 만족과 돈벌이를 위해서는 앞뒤를 가리지 않는 물질화된 인간의 탐욕이 일으킨 완전한 인재(人災)이다. 침몰하는 배에 남아있는 수많은 승객들을 버리고 가장 먼저 탈출한 선장과 선원들의 모습에 온 국민이 경악했다.
그러나 밤이 깊을수록 아침이 가까이 오듯이 그 캄캄한 절망의 현장 속에서 눈부신 희망의 등불을 켜놓고 떠난 숭고한 사람들의 뒷이야기가 꽁꽁 언 마음들을 녹여준다. 배가 기울고 물이 차는 아수라장 속에서 “승무원들은 마지막까지 있어야 한다. 너희 다 구하고 나도 따라 가겠다”고 말하며 수영도할 줄 모르면서 자신의 구명조끼마저 학생들에게 벗어주고 난 후 시신으로 발견된 세월호 승무원 박지영씨(22·여).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벗어주고 또 다른 친구를 구하려다가 생일을 하루 앞두고 목숨을 바친 단원고 2학년 정차웅 군(18). 제자들을 돕다가 배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단원고 남윤철(35)·최혜정(24) 선생님. 아내와의 유언을 담은 마지막 통화를 남기고 서둘러 아이들을 구하러 갔다가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난 양대홍(45)세월호 사무장  등등….
일제암흑기와 6·25 한국전쟁의 폐허를 딛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세계경제 제10위권의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 국민은 가시지 않는 전쟁의 위협과 온갖 국가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60년이 넘는 평화시대를 누리며 살아왔다.
그러나 금번에 빚어진 대참사로 국가의 지도자를 뽑는 선거도 각종 축제도 내려놓고 고통 받는 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다. 모두가 온 땅을 적신 세월호의 눈물 앞에 세상을 새롭게 살피고 있다. 또한 지금의 고통보다도 심각한 것은 세월호 문제가 공적으로 정리된 다음에 자식들을 잃어버린 부모들이 당할 수 있는 정신적 공황상태가 더 큰 문제라 한다. 국가도 돈도 이 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한다. 모두가 이웃을 돌아보고 끊임없이 서로를 보듬어야 한다. 21세기 글로벌 시대를 안고 갈 대한민국이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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