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9월 30일 (206호)

▲ 본사 대표이사 발행인

중국산 음식이 우리의 생명마저 위협하고 있다. 장어·잉어 등 중국산 어류에서 발암 의심물질인 말라카이트가 검출된데 이어 이번에는 중금속이 다량으로 함유된 중국산 김치까지 시중에서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는 보도다. 특히 중국산 배추김치에서는 국산 평균에 비해 최고 5배나 되는 납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더구나 서울·경기지역 한식업소 2곳중 1곳에서 중국산 김치를 고객들에게 내놓고 있을 정도로 중국산 김치가 판을 치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중국산 식품류의 안전문제는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전라도의 최대 소비처라고 할 수 있는 광주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중국산 김치 수입량이 매년 급증해 5년 사이 1천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의 집계결과 지난 2000년 2t을 시작으로 광주지역에 유통되기 시작한 중국산 김치는 2001년 29t, 2002년 100t을 넘어섰다. 이어 2003년에는 1천 547t으로 수입량이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무려 1천 685t에 이르는 김치가 유통됐다.

또 올 8월말 현재 1천 365t 이 수입됐으며 연말이면 2천t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수입이 예상되고 있는 중국산 김치 2천t은 광주 시민 1인당 1.5kg을 소비해야 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전국적으로 따지면 지난 2001년만해도 393t에 불과했으나 2003년 2만 8천여t, 2004년 7만 2천여 t으로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일반 음식점은 물론이고 어느새 가정에서도 중국산 김치를 먹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음식점들이 중국산 김치를 선호하는 이유는 역시 가격 때문이란다. 현재 중국산 포기김치는 kg당 가격이 1천원에서 1천500원선인데 비해 국내산 김치는 kg당 3천 500원에서 6천원선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엄청난 가격차 때문에 광주에서도 시내 중국 음식점의 대부분과 일반 음식점의 절반 정도가 중국산 저가 김치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산 양념류의 수입량까지 감안한다면 진품 국산김치를 찾기란 극히 어렵지 않나하는 생각마저 든다. 사정이 이러한데 농민들이 아무리 피땀 흘려 채소농사를 지은들 견뎌낼 도리가 있겠는가.

해마다 반복되는 농산물 파동은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 김치는 식탁에서 하루라도 빼놓을 수 없는 우리의 대표식품이지만 정작 맛만 보고서는 국산인지 중국산인지 가려낼 수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또한 중국산 배추김치에 대한 중금속 검사결과, 평균 납 검출량은 0.302ppm으로 국산김치 평균인 0.11ppm 보다 3배가량 높았으며 어떤 곳은 무려 5배나 높은 것으로 드러나 입이 딱 벌어지게 한다. 납은 체내에 들어가면 극히 일부만 대소변을 통해 배출되고 대부분은 뼈와 치아 등에 축적되는데 심하면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가져오며 특히 임산부와 유아에게 해롭다고 한다. 해마다 반복되는 농산물 파동에 농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만 가고, 도시 소비자들은 이제 식탁에서마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처지가 되고 말았으니 얼마나 서글픈 일인가. 수입 불량식품류로부터 국민 건강을 지키는 것은 정부의 책무일 것이다. 따라서 검역체계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원산지 표시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또 필요하다면 각종 식품류의 유해 중금속 기준치를 서둘러 마련해 국민 건강은 물론 최소한 농민들의 생계터전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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