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28일 (210호)

▲ 본사 대표이사 발행인

올해로 ‘영암군민의 날’ 이 꼭 30회째를 맞았다. 우리 인간들의 나이로 치자면 청소년기를 지나 어엿한 청장년층으로 접어든 셈이다. 서른 살의 나이는 결코 적지 않은 연륜이다. 젊음이 솟구치는 혈기왕성한 때다. 이 때문에 인생에 있어서 가장 정열적으로 일할 때도 바로 이 시기가 아닌가 싶다. 원숙미는 덜하지만 뜨거운 가슴으로 정열을 불태우는 인생의 황금기인 것이다. ‘군민의 날’ 이라고 해서 특별한 의미를 두자는 건 아니다. 하지만 올해는 영암의 역사가 새롭게 기록되는 해이기도 하다. 기업도시 시범지역 선정이 바로 그것이다. 혹자는 기업도시 선정을 정치적으로 해석하여, 부정적인 견해도 갖고 있는 줄 안다. 하지만 정치인들의 공과(功過)를 떠나 우리 군민 모두의 기쁨이자 희망인 것이다. 더구나 지금의 농업·농촌은 고사위기에 놓여 있다.

농업·농촌의 위기는 곧 지역경제의 몰락을 의미한다. 이미 오래전의 일이지만 읍·면 소재지의 상권쇠락은 이를 반증한다. 최소한의 퇴로마저 막힌 상황에서 농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목숨을 건 투쟁이다. 최근 농민단체 대표들이 벌이는 저항이 바로 그거다. 과거의 투쟁과는 사뭇 다르다. 지금 우리지역 농가들도 추곡수매제 폐지 이후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공공비축제로 전환되어 차액보상 운운하고 있지만 농촌의 현실은 전혀 딴판이다. 전년대비 가마당 2만 5천원이나 떨어진 현실에서 아무렇게나 내다 팔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생산비에도 못미치는 가격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요즘 중국산 김치 파동으로 배추값이 금값이라곤 하지만 엉뚱하게도 이득은 다른 사람들이 보고 있다. 가격파동에 이골이 난 농가들이 이미 중간상에 헐값으로 팔아 치웠기 때문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분통 터질 일만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농촌사람들이 끼니 걱정 않고 안심하고 살아갈 만한 특별한 대안을 정부가 세워놓은 것도 아니다. 어차피 자구노력에 의한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기업도시 시범지역’ 확정소식은 오랜 가뭄 끝의 한줄기 소나기와 같은 것이었으리라. 물론 기업도시가 영암의 미래를 보장해 줄 순 없다. 특히 관광레저형의 기업도시는 여러 가지 돌출변수가 많을뿐더러 장기간의 사업을 수반할 수도 있다. 또 민간투자가 주를 이루다 보면 사업자체가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혀 희망이 보이지 않는 농촌에 기댈 곳이라곤 또 뭐가 있겠는가. 그런 차원에서 보면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시범지역 확정은 또 다른 의미를 갖는 것이다.

우리 군민은 물론 고향을 떠나 있는 출향인들까지도 한마음으로 성원을 보내는 것도 바로 이러한 희망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만큼 올해 맞는 ‘군민의 날’ 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하겠다. 따라서 올해 열리는 ‘군민의 날’ 에는 우리 영암 전 군민이 일손을 잠시 멈추고 결집된 힘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향우와 군민이 한데 어우러져 화합의 한마당을 펼치고, 모처럼 맞은 기회를 지역발전의 대전환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보이지 않는 갈등과 반목을 깨끗이 털어버리고 모두가 사랑으로 감싸 안으며 지역발전에 총 매진할 때 지금과 같은 어려운 농촌현실에서도 우리 영암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만은 않을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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