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10월13일(257호)

▲ 본사 대표이사 발행인

가을이다. 들녘의 코스모스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하늘은 날마다 높다. 청명한 하늘아래 누런 들판은 마음의 풍요를 안겨준다. 어느덧 우리 곁에 가을이 와 있음을 새삼 느낀다. 월출산 자락에 널려 있는 야생화와 국화송이 그리고 바람에 흔들대는 은빛물결의 갈대들은 가을의 정취에 혼곤히 빠져들게 한다. 자연의 아름다움이 가져다 준 기쁨이다. 그런데 아름다운 이 강산에 꼴불견이 하나 있다. 바로 쓰레기다. 우리가 생활을 하면서 배출되는 쓰레기는 언제나 골칫거리다. 내가 먹고 남은 쓰레기는 스스로 처리해야 하지만 그러하길 거부한다. 주민의식 부재 탓이다. 우리가 법을 만들어 질서를 지키자고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서로가 편리함을 추구하자는 의도일 게다. 그러나 얌체족들은 어디에서나 있게 마련이다. 쓰레기 분리수거도 마찬가지다. 넘쳐나는 쓰레기를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우리 영암에도 분리수거를 실시하고 있다. 재활용품은 다시 모아 재차 사용토록 함으로써 낭비요인을 줄이고 있다. 또 음식물은 별도로 지정한 날짜에 규격봉투에 담아 버리도록 돼 있다. 이 모든 것이 다소 번거로운 일이지만, 서로가 깨끗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한 방편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약속을 서로 존중하고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아직도 그 ‘약속’을 깨고 있다. 반상회 등을 통해 수없는 홍보가 이뤄졌으련만 얌체족들의 분별없는 행위는 여전하다. 일반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가 뒤범벅이 된 채 이면도로를 점령하고, 수거가 안되는 비규격 봉투의 음식물 쓰레기는 몇날 며칠이고 골목길에 방치되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그나마 요즘 같은 날엔 조금 낫다. 여름철 수거가 안된 비규격 봉투의 음식물쓰레기는 주변 사람들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다. 부패한 음식 속에 생겨난 벌레와 썩은 냄새는 도저히 참을 길이 없다. 급기야 경고문구의 전단지를 부착해놓고 양심에 맡겨 보지만, 얌체 짓(?)은 여전히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비양심적 행위는 주로 사람 왕래가 적은 아침저녁에 주로 이뤄지고 있다.

행여 누가 볼까 염려해서 몰래 버린 것으로 보아 규격봉투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는 것 같다. 실종된 시민의식의 명백한 한 단면이다. 동네사람들의 고통은 그나마 다행일수 있다. 영암을 찾는 외지 관광객들에게 비쳐질 영암의 무질서한 모습이 두렵다. 열악한 재정형편에 엄청난 예산을 쏟아 월출산 주변에 볼거리를 만들고 주변도로를 정비하면 뭣하겠는가. 모름지기 국립공원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깨끗하고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여줘야 되지 않겠는가. 이면 도로 곳곳에 널려 있는 쓰레기의 모습은 결코 관광영암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뒷짐 지고 있는 공무원들의 자세도 결코 환영받을 일은 아니다. 이런저런 사정을 이유로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혹자는 공무원들이 논에서 피 뽑고 다니던 시절을 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가혹한 비유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주어진 직무는 해야 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인다.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공무원은 주민의 혈세로 움직이는 공복(公僕)이다.

따라서, 공공의 안녕을 위해 질서를 해치거나 공익에 반하는 공공의 적에 대해서는 다소 어려움이 뒤따르더라도 본분을 다해야 한다. 지속적인 계도와 설득 그리고 원칙에 따른 행정행위를 탓할 주민은 없을 것이다. 염두에 둘 일은 무소신과 무사안일은 결코 공복의 자세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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