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월 20일(222호)

▲ 본사 대표이사 발행인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 다가왔다. 연초부터 조합장 선거에 이은 지방선거가 줄줄이 대기상태다. 입지자들의 행보도 분주해졌다. 유권자들도 덩달아 바쁜 모습이다. 북적대는 음식점이 그렇게도 보인다. 모임이 많은 연초이겠거니 생각하지만 사시적인 시선은 거둘 수 없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구태의 선거문화가 잔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 운동원간 보이지 않는 반목과 질시는 고질적인 병폐로 남아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올해는 유난히 입지자들도 많아 지역민간 사분오열된 모습이 재현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축제의 한마당으로 끝나야 할 선거가 지역화합을 해치는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 큰 문제다. 정작 선거에 나선 당사자들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추종 세력들끼리 벌이는 알력은 시급히 청산해야 할 우리의 선거문화다.

누가 누굴 만나고, 어느 곳을 다녀왔다는 소식들을 대단(?)한 정보인 것처럼 전하면서 서로 불신을 조장하는 사례들도 우리는 종종 보아왔다. 선거철만 되면 공산당 사회에서나 있을법한 이같은 추악한 행태들은 이젠 정말 사라져야 한다. 서로 눈치를 살피며 할 말도 제대로 못하는 그런 사회가 이 시대에 존재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그러고도 어찌 민주사회라 할 수 있단 말인가. 또 논공행상에 따른 반목과 질시는 어떤가. 대가를 바라는 쪽과 주는 쪽이 서로 맞질 않다보면 당연히 사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대다수는 아무런 대가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선거지원에 나설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고 했듯이 순수한 마음으로 그치질 않는 게 바로 문제다. 아무개가 무슨 혜택을 보았다고 했을 때, 거기에서 배제된 사람이 가만히 있겠는가. 결국 사람은 은근히 기대를 갖게 되고, 그 기대치가 무너지면 돌아서 버리는 냉혹함도 서슴치 않고 있다. 그런 비인간적인 행태들이 반복될 때 지역사회 저변에 흐르는 정서가 어떨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1961년 폐지돼 91년 부활된 지방의회. 올해로 새로 태어난 지 15년이 된다. 세월이 꽤 흘렀지만 치켜 내세울만한 게 별로 없다. 무능, 비전문성, 이권개입 등은 지방의원들의 어두운 모습들로 남아 있다. 농어민과 축산인의 경제적·사회적 공동이익을 위해 만들어진 협동조합. 농업·농촌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에서 조합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커지고 있음에도 비틀거리는 모습은 여전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길 선거제도는 ‘민주주의의 꽃’ 이라고 한다. 민주주의의 시작을 알리고, 민주주의의를 상징하는 것이 선거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민주주의의를 실행함에 있어서 선거보다 더 나은 방법이 없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우리는 일제로부터 36년이란 세월을 억압받고 살았고, 그 이후에도 군사독재 정부에서 수십년간 암울한 세상을 살아야 했다. 그런데 우리가 이처럼 오랜 세월에 걸쳐 어렵사리 쟁취한 선거권마저 아무렇게나 행사한다면 말이나 되겠는가. 그동안 지방의회가 바로서지 못하고 조합이 제 역할을 못한 것도 결국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들의 책임이 크다. 곁눈질 하지 않아도 되는 건강한 영암사회를 원한다면 비뚤어진 우리의 선거문화부터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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