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3월 24일(230호)

▲ 본사 대표이사 발행인

“야구는 사람이 한다.” “어떤 상황에 어떤 사람을 쓰느냐가 내 야구의 기본이다.”

2002년 한국에 거스 히딩크가 있었다면 2006년에는 김인식이 있었다. 한국야구가 세계대회(WBC) 결승의 무턱에서 비록 주저앉고 말았지만, 야구 종주국 미국을 7-3으로 꺾은데 이어 일본마저 물리쳐 세계 4강에 올랐던 한국 야구는 이변과 돌풍을 넘어 ‘경악’ 의 대상이 됐다. 한국 야구가 이처럼 세계 스포츠 무대에서 ‘코리안 센세이션’을 일으키면서 김인식 감독의 ‘휴먼 야구’ 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김 감독의 야구는 이번 WBC에서 고유의 색깔을 유감없이 드러냈고, 한치의 오차도 없이 맞아 떨어졌다. 투수의 교체와 대타 기용에서 마치 상대의 대응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완벽했다. “정해놓고 하는 야구는 내 스타일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고, 상대에 따라 다르다.

야구는 사람이 하기 때문이다. 작전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부분이 바로 사람이다. 어떤 상황에 어떤 사람을 쓰느냐가 내 야구의 기본이다.” 김 감독의 말이다. 이처럼 그는 선수들의 개성을 존중했다. 강압과 규제로 선수단을 통제하지 않고, 스스로 절제하고 운동하도록 했다. 그는 대표팀이 처음 소집됐을 때 돌출행동에 의한 팀워크의 균열을 우려하는 주변의 목소리에 대해 “여기 모인 선수들은 모두 프로다. 자신들이 알아서 관리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너무 지나친 행동만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한다” 고 했다. “공부하라” 고 다그치는 것보다 스스로 느껴서 책을 집어 들도록 하는 게 효과가 크다는 논리다. 진흙탕 싸움의 정치나 바닥을 헤매는 경제난에 지칠대로 지친 국민들은 승승장구하던 한국야구를 지켜보면서 가뭄 뒤의 단비와 같은 짜릿한 단맛을 보았다. 프로야구 역사 20년의 한국이 131년 역사를 가진 세계 최강의 ‘골리앗’ 미국을 격파한 것만으로도 국민들의 가슴은 벅찼다. 그런데 “30년 동안 한국이 일본을 넘보지 못하게 하겠다” 고 호언장담하던 일본마저 1라운드에 이어 2라운드 경기가지 침몰시켰으니 이 어찌 통쾌하지 않았겠나. 야구는 두뇌를 많이 쓰는 전략 게임이다. 따라서 감독의 역할이 어느 스포츠보다 중요하다. 승리의 견인 역할을 한 김 감독의 리더십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의 야구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중히 여기는 ‘휴먼 베이스볼’ 이다. 다시말해 ‘인화’(人和)의 야구, ‘믿음의 리더십’ 으로 요약된다. 기용한 선수를 믿고 게임 운영에 자율성을 최대한 부여하는 것이 그의 스타일이다. 단점을 들춰내 질책하기 보다는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잘 살려주기 때문;에 선수들이 진심으로 따르고 복종한다고 한다. 그러니 WBC의 잇따른 승전보는 그의 용병술과 야구 철학이 일궈낸 쾌거였다. 이번에 거둔 한국야구의 쾌거와 함께 김인식 감독의 리더십은 어찌 스포츠 분야에만 국한된 얘기이겠는가. 바야흐로 새봄과 함께 지역의 리더를 뽑는 지방선도고 2개월 앞으로 바짝 다가셨다. 입지자들도 역대 선거에 볼 수 없을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우리 영암지역에도 군수를 비롯한 기초 및 광역의원에 나서고자 하는 새로운 인물들이 부쩍 많아졌다. 어둡고 칙칙한 정치·사회 얘기 보다는 희망과 용기를 주는 소식들을 우리 군민들은 소망하고 있는 만큼, 그런 리서십의 소유가가 탄생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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