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5월 19일(238호)

▲ 본사 대표이사 발행인

계절의 女王, 5월. 온갖 것이 푸르기만 한 싱그러운 달, 5월도 벌써 하순에 접어들고 있다. 5월 마지막 날에 치러지는 지방선거도 불과 10여일을 남겨두고 있다. 세월이 나는 화살과 같음을 새삼 느낀다. 하지만 유권자의 심판을 기다리는 후보자의 입장에선 남은 선거일이 너무 짧기만 할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유권자들은 선거가 빨리 끝났으면 하는 바램이 없지 않을 것 같다. 언제까지라도 붙잡아 두고 싶은 계절의 여왕, 5월이 천대받는 꼴이라니···. 선거를 앞두고 볼썽사나운 일들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영암지역만 해도 최근까지 계속 꼬리를 문 갖가지 억측들로 인해 극도의 혼란을 가져다 준 바 있다. 공천을 둘러싼 잡음과 당의 우왕좌왕하던 모습에서 나온 그럴싸한 소문들은 지역화합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한 추태다. 선거철만 되면 이해관계와 친불에 따라 이리갈리고, 저리 갈리는 선거문화가 낳은 병폐가 아닌가 싶다. 자, 이젠 주사위는 던져졌다. 영암의 대표주자로 나선 후보가 30명에 달한다. 12명을 뽑는 이번 지방선거에 30명이 후보등록을 마친 것이다. 평균 2.5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셈이다. 새로운 인물들이 대거 등장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갖가지 추문에도 세상이 많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도 감지되고 있다. 실제 나이 드신 유권자들 사이에선 불만의 소리도 적잖게 들리고 있다. 선거철 향응문화에 길들여진 노인들이 후보자들로부터 음료수 한 병 얻어 먹기가 힘들어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후보자마다 달랑 빈손으로 찾아와 인사만 하고 돌아 가버려 실망스럽기 그지없다는 것이다. 맹물(?)도 없는 선거가 영 재미없다는 반응이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는 투표율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불행한 일이다. 소중한 내 한 표를 사장시키는 것은 민주 시민이기를 포기한 것이다. 이번 선거는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네 번째로 실시된다.

런 만큼 지방자치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디딤돌이 돼야 한다. 그 전제조건은 능력과 자질을 갖춘 후보를 뽑는 것이다. 내 고장 살림살이를 알뜰하게 잘 꾸려갈 일꾼을 고르는데 돈 몇 푼, 몇 잔의 술에 넘어가야 하겠는가. 이 같은 맥락에서 정당공천 제도는 더욱 문제다. 벌써부터 여야간 대결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지방자치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지방선거의 주역은 당연히 지역의 유권자이지만, 그들은 항상 먼발치에 밀려 있다. 그동안의 폐해를 능히 보아왔지 않는가. 지역의 선출직이 국회의원의 하수인 노릇이나 할 수 밖에 없는 공천제도는 폐지돼야 마땅하다. 깨끗한 선거를 외치면서도 뒷전에서는 ‘공천장사’로 얼룩진 일그러진 우리의 선거문화가 지금도 온존하고 있음을 보고 있지 않는가. 정치판에 놀아나는 불쌍한 서민이 되지 않기 위해선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투표를 외면하면서 지방자치가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다. 투표일까지 남은 열흘간 지역의 유권자들은 풀뿌리 민주주의가 갖는 의미를 되새겨 보고 정정당당한 자세로 임하자. 우리의 살림이 그들의 손에 달려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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