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6월 16일(242호)

▲ 본사 대표이사 발행인

역전 드라마가 또 한번 전 국민을 울렸다. 히딩크가 일본을 3대 1로 역전 드라마를 연출, 한국민에게 또 한차례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더니 뒤이어 아드보카트가 한반도 전역에 눈물을 뿌리게 했다. 태극전사들이 4천만의 뜨거운 성원에 보답이라도 하듯 토고를 2대 1로 물리치고 16강 진출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4년 전의 신화가 또다시 재현되면서 온 나라가 붉은 물결로 넘실대고 있다. 특히 거스 히딩크는 “한국팬들을 위해 일본을 꺾겠다”던 약속을 굳건히 지켜내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호주의 승리에 우리의 일처럼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것은 누적된 반일 감정에다 히딩크에 대한 인간적인 신뢰감 때문일 것이다. 2002 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에 올려놓은 히딩크 감독. 그가 이번에 일본을 꺾고 호주를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켜 세계의 이목을 또한번 집중시키고 있다.

사실 일본전을 앞두고 그의 마법이 또 다시 통할지 관심을 끌었다. 더욱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호주가 일본 보다 떨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여서 그가 어떻게 승리의 마법을 펼칠지 궁금하기만 했다. 하지만 그는 어김없이 해내고 말았다. 세계 축구팬들에게 다시한번 ‘승리의 마법’을 선보였다. 그가 이끄는 호주 축구 대표팀은 12일 독일 월드컵 축구대회 F조 조별리크 첫 경기 일본전에서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후반 종료직전 3골을 터트리면서 기적적인 역전 승부를 이끌어 낸 것이다. 이날 호주의 승리는 히딩크 감독의 뛰어난 지략과 용병술로 집약된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도 네델란드를 4강에 올려놓은 신화적 존재인 그의 마법은 어디까지 이어질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는 일본전에 승리한 뒤 “오늘의 승리는 운이 아니다. 분명한 계획이 있었고, 그에 맞게 플레이를 펼쳐 승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운이 아닌 작전의 승리임을 강조한 것이다. 4년 전, 온 국민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그때도 히딩크의 리더십은 전 국민에 회자된 바 있다. 연고주의와 정실인사의 폐해극복, 합리적이면서 강력한 리더십은 한국축구를 세계의 반열에 올려놓았던 것이다. 실력주의에 기초한 인재등용이 한국 축구계를 확실하게 바꿔놓았다. 그리고 온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그때의 일체감은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국가에 대한 애국심으로 승화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바야흐로 민선 4기와 5대 영암군의회 출범을 앞두고 있다. 민선 4기 인수위원회의 활동이 시작되고 오는 7월 1일이면 ‘영암호’가 새롭게 출항한다. 새 선장이 바뀐 ‘영암호’ 에 대한 지역민의 기대 또한 자못 크다. 이제 영암군도 달라져야 한다고 모두가 한목소리를 낸다. 이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잘 사는 고장으로 탈바꿈하여 사회에서 은퇴한 향우들은 물론 외지인들까지도 앞을 다투어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지역민들의 의식구조도 중요하지만, 우선 공직자들이 변해야 한다. 물론 민선 자치시대가 열리면서 공직사회에 많은 변화를 몰고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공직사회 내부를 들여다보면 여전히 실망감을 떨쳐버릴 수 없는 부분이 많다. 과거의 관행을 버리고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공직사회로 거듭나기 위해 ‘혁신’ 부서까지 신설해 놓았지만 아직도 관료주의적인 사고와 무소신·보신주의가 공직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만선(滿船)을 꿈꾸는 선장이라면 히딩크의 리더십을 통한 공직사회의 쇄신부터 추슬러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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