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월 2일(제122호)

▲ 본사 대표이사 발행인

다시 새해는 밝았다. 지난해는 너무 지루하고 힘겨운 한 해였다. 혹독한 시련의 나날 속에 정치권의 이전투구(泥田鬪狗)는 서민들에게 보다 많은 절망감을 안겨주었다. 말로는 개혁이다 뭐다 해놓고 속내를 들여다 보면 모두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국민의 의식수준은 첨단을 걷고 있는데 정치권은 여전히 3류에 머물고 있다. 탐욕의 무리들이 개판을 치는 통에 경제는 난파선처럼 휘청이고 있다. 그 난파선에 실린 졸(卒)들은 이제 아사(餓死) 직전이다. 허기진 배를 더 이상 지탱할 기력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신마저 혼미해진다. 누구의 말이 옳은지 도무지 헷갈린다.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고 우겨대는 격”(지록위마 : 指鹿爲馬)이 아니고 뭔가. 과연 누구의 탓인가. 분통터지는 일이다.

 

지역발전을 다지는 초석

그러나 월출산 저 너머 붉게 솟아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다시 희망을 노래하고 싶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비로소 기지개를 켜는 대불국가산단은 바로 우리의 희망이다. 허허벌판에 전봇대만 즐비했던 공장부지가 빈 가마에 알곡이 차곡차곡 쌓이듯 공간을 메꿔가고 있기 때문이다. 민선 2기까지만 해도 34.7%에 불과하던 분양율이 지난 한햇동안 52.1%로 껑충 뛰었다. 불과 1년 만에 17.4%가 수직 상승한 셈이다. 더구나 49만평의 외국인전용단지 지정에 이어 35만평의 자유무역지역 지정 이후 국 ·내외 투자자들의 분양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소식은 매우 고무적이다. 고용 창출면에서도 3천여명에 육박하고 있음은 우리에게 희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이 모두가 지역경제 살리기에 나선 전남도와 영암군 관계 공무원의 숨은 공로 탓이다. 민선 3기 최대 목표를 경제 살리기로 정한 이들 양 기관의 단체장은 보름 전에도 대불 산단에 3개 기업으로부터 370억원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오랫동안 짙게 드리운 먹구름이 서서히 걷히고 지역경제 발전의 초석이 다져지는 한해였음을 다행으로 여기며 새해에는 더욱 더 힘찬 뱃고동 소리가 울려 퍼지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전라도의 기개로 선거혁명을

더 나아가 올해는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올바른 민주주의와 국가의 장래를 위하는 선거혁명의 원년이길 희망한다. 올 4월에 치러질 총선은 역대 어는 선거보다 출마자들이 봇물을 이루면서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그동안 전라도의 정서는 ‘한풀이’ 그 자체였다. 소외받고 멸시 당해왔던 그‘恨’이 전라도인들의 발목을 잡아왔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그 오기(傲氣)는 끝내 전라도 대통령을 탄생시키는 쾌거를 이룩했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5년 임기 내내 끝없는 견제와 감시아래 역차별에 시달려야 했다. 불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역시 전라도 사람들’ 이라는 곱지 않은 따가운 시선도 받아야 했다. 대통령 주변 인물들의 비리가 속속 밝혀지면서 왜곡된 전라도의 ‘색깔’을 덧칠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때문에 대통령의 훌륭한 업적은 상대적 폄하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돌이켜 보면 전라도 사람들은 나라가 위기에 처하거나 고비가 생길 때마다 항상 목숨을 던져 정의의 편에 섰다. 춥고 배고팠지만 항상 전라도 사람들이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 놓은 것이다. 그와 같은 기개는 지금도 전라도인들에게 면면히 흐르고 있다. 이제 우리가 지역주의를 깨고 민주주의와 국가의 장래를 위해 선거혁명을 이뤄야 하는 것도 전라도인들의 기개로 이루어져야 한다.

당찬 결심 흔들리지 않게

늘 그렇듯이 아무리 모질고 험난한 세상일도 우리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일이 별로 없다. 망각 속에 사는 인생이 오히려 정신건강에 이로울지 모르지만 말이다. 그러나 새해가 되면 우린 또다시 마음을 곧추세우며 새 출발을 하게 된다. 새해 새 아침에 갖는 당찬 결심이 결코 흔들리지 않고 알찬 결실이 맺어지길 기원한다. 아울러 그동안 영암신문에 따뜻한 정을 보내주신 영암인 모두에게 머리숙여 감사드리며 올해는 꼭 희망찬 한해가 되길 간절히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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