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6월 20일(제96호)

▲ 문배근(본사대표이사 발행인)

지금 우리 영암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공직사회가 변하고 있으며, 지역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명문학교 육성에 대한 민·관의 노력도 돋보인다. 또 건강한 사회를 가꾸기 위한 시민운동단체 태동 움직임도 생겨나고 있다. 시대의 흐름과 무관하게 항상 ‘그대로’일 것 같은 우리 영암에 변화의 조짐이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음은 확실히 고무적인 일이다. 급변하는 시대, ‘밝고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기 위한 일련의 움직임들은 누가 보아도 아름다운 현상이다.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필시 그는 기득권에 안주하고자 하는 부류일 것이다. 특히 최근 태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칭 주민자치연대는 앞으로 우리 영암을 건강하게 가꿔 나가는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그 전제조건은 정치색을 배제하고 공동 선(善)을 위한 역할에 충실할 때다. 이를테면 공무원·지역 정치인 외에도 특정세력들의 경제적 이권 개입과 거래에 대한 단호한 감시·고발활동은 지역화합과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더구나 우리 영암은 지역사회의 진정한 주체이면서도 지역의 문제, 행정의 문제 등에 대해 너무 무관심으로 일관해왔던 지역민들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주민자치연대와 같은 건전한 시민 운동단체의 탄생은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왠만한 시·군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시민단체가 지역사회의 파수꾼으로 활동을 해오고 있지 않는가. 그런데 유독 영암만은 그러한 단체가 없었다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뒤늦게나마 뜻있는 인사들이 주축이 되어 시민단체를 결성하고자 하는데 대해 경의를 표하고 싶다. 마침 지방분권화 흐름에 맞춰 시민단체들의 주민자치운동은 더욱더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구성원을 둘러싸고 추진주체세력과 기존의 지역 사회 단체간 의견이 다소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아쉬움을 주고 있다. 시작 단계에서부터 벽에 부딪쳐 싹을 제대로 틔우지 못할까 하는 걱정도 앞선다.

건전한 비판세력의 탄생을 갈망하는 성급함이 이같은 걱정을 더해주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결국 그와 같은 갈망은 궁극적으로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고 지역발전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도 그렇지만 우리 영암에는 친목모임이나 이익단체들이 아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물론 어느 사회이건 간에 이익단체나 친목모임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필요 이상으로 많은 게 우리 영암사회의 현주소다. 읍·면 단위별로 갖는 소모임이나 단체 활동까지 합치면 왠만한 사람들은 매달 모임 찾아다니는데 힘이 벅찰 정도다. 좁은 지역이다보니 구성원들도 대부분 ‘그 사람이 그 사람’인 경우가 많다. 모임의 명칭만 다를 뿐이다. 이같은 현상은 사회활동을 적게 하는 여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생산적인 곳에 주력해야 할 에너지를 쓸모없이 낭비하는 사례를 보게 된다.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 12년째를 맞고 있지만 생산적이지 못하고 소모적 곳에 예산을 낭비하는 것도 이러한 모임과 단체들 탓도 없지 않다.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선거를 의식한 선심행정을 부추기고 있다고나 할까. 아무튼 건전한 비판세력이 없어 아쉬웠던터에 우리 영암에서는 처음으로 결성될 가칭 주민자치연대의 탄생에 큰 기대를 갖게한다. 최근 구성원을 둘러싼 마찰도 한때의 산고(産苦)쯤으로 여기고 싶다. 그런 만큼 총의를 모아 현명한 결정이 내려지길 바라며, 주민들의 열렬한 지지 속에 탄생의 기쁨을 누렸으면 하는 소망이다. 개인적으로는 단체로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문호를 활짝 열어 뜻 있는 주민들도 함께 참여했으면 하는 바램도 갖고 있다. 다만 선거 때 특정인을 지지한 단체는 비판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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