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월 3일(제74호)

▲ 본사 대표이사 발행인

계미년 새해가 밝았다. 연례적으로 맞는 새해지만 올해는 왠지 모를 설레임으로 새해를 맞는다.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는 올해는 그만큼 서민들에겐 희망으로 와 닿는다. 원칙과 기본이 지켜지고 서민이 대접받는 사회에 대한 작은 소망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치가 한 몫 했음직 하다.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서민들의 소망으로 자리잡게 된 근간은 아직도 우리 주변 한 구석에선 변칙이 횡행하고, 있는 자들의 횡포가 만연된 탓이다. 자 돌이켜 보라. 지난해 치러진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의 과정을 ···. 민주당이 겪어야 했던 수모는 역대 그 어느때보다 가장 참담했을 것이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민주당 정권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했을 때 지역민들의 마음 또한 편안치 못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왜 그랬을까? 국민의 정부를 탄생시킨 민초들이 돌아선 이유는 무얼까. 물음에 대한 대답은 간단하다. 부패다. 부정과 비리가 국민의 정부에서도 횡행하고 호가호위하는 무리들이 예외없이 날뛰었던 사실에 국민들은 실망한 것이다. 대통령의 두 아들 구속 사태는 그 정점을 이룬다.

따라서 노무현의 등극은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이 아니라 인간 노무현의 승리다. ‘바보 노무현’ 의 선택은 기성 정치에 대한 엄중한 심판을 내리는 한편 새로운 시대를 갈망하는 보통사람들의 여망이 담겨 있다. 특히 호남인들이 영남출신인 그에게 90%이상 몰표에 가까운 지지를 보낸 것은 낡은 지역주의 정치를 청산하고 국민 대통합을 이룩해달라는 장엄한 메시지를 던진 것에 다름아니다. 또 1인보스 중심의 패거리 정치를 거부하고 원칙과 상식,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바보 노무현’의 선택은 이같은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의 염원에 힘입은 것이다. 이 때문에 50대 개혁마인드를 갖춘 노무현 정부의 출범은 기존의 낡은 질서 청산과 세대교체, 국민통합과 변화·개혁의 시대를 갈망하는 보통 사람들의 승리이기도 하다. 자, 이제 눈을 돌려 우리 지역민들도 이같은 변화에 신속히 동참해야 한다. 아직도 과거의 향수에 젖어 있어선 안된다. 자신은 변하지 않으면서 주변 환경 탓만해선 발전이 없다. 나와 직접 연관이 없다고 무관심하거나 외면해서도 안된다.

머슴이 주인노릇하고, 주인이 들러리 신세가 돼선 안된다. 주인이 한 눈을 팔게 되면 머슴이 날뛰게 마련이다. 결국 주민들의 무관심은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행위일 뿐이다. 주민의 혈세가 함부로 낭비되고 시행착오가 다반사로 벌어져도 나와 무관한 듯 한 태도는 미덕이 아니다. 오히려 소신을 가장한 오만함만 부추길 뿐이다. 정당하지 못하게 무임승차하려는 기생(寄生)적 무리들이 생겨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우리 스스로 기초질서를 무너뜨리는 것도 새해에는 청산해야 할 대상이다. 이것이 바로 개혁에 동참하는 것이고, 새로운 질서아래 새 시대를 열어가는 길이다. 그렇지 않고 새로운 변혁을 바라는 것은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 것(緣木求魚)과 다름 아니다. 영암신문도 새해엔 밝은 기사로 모든 영암인에게 희망을 안겨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굳이 들춰내지 않아도 살맛나는 세상이길 고대한다. 영암에 태를 묻은 모든 영암인은 밝고 희망찬 소식이 전해지길 바라는 것 또한 잘 안다. 두 말할 나위
없이 영암신문도 같은 바램이다. 하지만 고름이 고여 있는 데 그대로 봉합수술하면 어찌되겠는가. 서민이 대접받는 사회, 원칙과 기본이 서는 정의사회 구현은 노무현 정부의 책무이자 영암신문의 존재 이유임을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다. 모든 영암인의 건승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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