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1월22일(제68호)

본사 대표이사 발행인
잡초만 무성하던 대불산단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자유무역지역으로 추진한 지 만1년 5개월만에 최종 선포식만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무역지역은 공항·항만의 주변지역 또는 산업단지에서 외국인 투자유치, 국제무역의 진흥 및 지역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대외무역법, 관세법 등 관계법에 의한 규제를 완화해 자유로운 제조·유통·무역활동 등이 보장되는 영역이다. 세계적으로 더블린(아일랜드), 로테르담(네델란드), 르 아브르(프랑스), 싱가폴 등은 자유무역지대로 설정, 성공한 케이스다. 특히 유럽의 변방 아일랜드는 파격적인 분양가, 조세감면혜택, 특화 및 첨단산업 획기적 지원 등 이 구상을 가장 성공적으로 실천해 핀란드와 함께 무서운 속도로 유럽연합(EU)의 중진국으로 성장하고 있다. 따라서 대불산단은 이번 자유무역지역 지정을 계기로 대중국 및 동남아 진출을 위한 자유무역 거점지역으로서의 역할이 크게 기대된다. 더구나 현재 34%로 분양이 저조한 대불산단 활성화에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수년 사이 새롭게 전개되고 있는 주변의 ‘이상징후’ 들은 지역민들의 기대를 한껏 부풀리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에 이어 호남선 복선화, 무안 국제공항, 목포 신외항 등 그동안 기업유치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도로·철도·공항 등 대불산단을 둘러싼 투자환경이 과거와는 달리 엄청나게 달라지고 있다. 여기에 엊그제 목포-상해간 직항로 시대가 동시에 이뤄짐으로써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이후 북적거리는 목포권 경제 활성화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국내에서 유일한 상하이 행 정기 직항로 취항은 중국 동부권과 한국 서부권의 본격적인 교역시대를 열어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이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중국 진출을 노리는 관련 기업체들이 입주의사를 타진해 오고 있는가 하면 중국 관광객 모집도 활발해 목포가 개항 105년만에 모처럼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것도 앞서 언급한 ‘이상징후’에 속한다.

사실 그동안 여러 방안들이 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변하지 않고 요지부동의 모습을 보였던 대불산단은 조금 심하게 표현하면 ‘애물단지’ 그 자체였다. 낙지와 숭어 등 양질의 뻘밭에서 자란 맛좋은 바닷고기들과 단 몇 시간의 노력으로 짭짤한 소득을 안겨준 갯지렁이 등은 잡초만 무성히 자란 공장지대를 지나칠 때마다 옛 어른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결국 서해안시대를 주창하며 내건 물막이 공사는 십 수 년을 아무런 대가없이 방치됨으로써 지역민들에게 실망만 안겨주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불 산단의 자유무역지정과 함께 마무리단계에 있는 사회간접자본 시설들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청신호를 던져주고 있다. 또 한때 국내 3대항으로 군림했으나 ‘불꺼진 항구’로 전락했던 목포항이 다시 활로를 찾게 된 것도 일찍이 동북아 해상망을 구축했던 통일신라의 장보고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하겠다. 아무튼 1989년 11월 삼호면 대불산단 건설현장에서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지켜본 가운데 서해안시대 개막을 알리는 폭죽이 10년 세월이 훨씬 지난 지금에 와서야 서서히 타오르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완성형이 아니라 이제 또 다른 시작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 영암지역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는 6백여 공직자뿐만 아니라 전 군민들은 열린 사고로 21세기 서해안시대에 대비하는 자세가 절대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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