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0월 11일(제62호)

본사 대표이사 발행인
이달 초 박태영 전남도지사와 도내 22개 시장·군수가 오랜만에 머리를 맞대고 한자리에 모였다. 지역의 최대 현안인 ‘경제살리기’를 위해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장이 고민하고 대안을 찾기 위해 함께 한 자리였다. 물론 과거에도 도지사가 주재하는 시장·군수들의 모임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지만 이번 모임은 예전에 가졌던 통상적인 그런 모임과는 성격이 달라 그 어느 자리보다 뜻깊어 보였다. 실제 이 자리에서 시장·군수들은 ‘경제살리기’를 위해 투자유치 전담조직 보강, 원-스톱서비스체제 구축, 관광개발 활성화, 농산물 판로개척 등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경제정책협의회를 정례화하는 데 합의했다고 한다. 또한 전남도와 16개 시·군에서 제출한 50여건의 각종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안건을 놓고 진지한 협의가 있었다는 소식이다. 영암을 비롯한 목포·해남·무안·진도·신안 등 서남해안권 6개 시장·군수도 지난 8일 영암군청에서 광역행정협의회를 갖고 주 5일제 근무와 무안 국제공항 개항 등 주변의 여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기로 해 관심을 끌었다. 공무원의 인사교류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세부적인 방안을 마련키로 했는가 하면 관광홍보물을 공동으로 제작, 서남해안권 자치단체가 공동으로 대처키로 해 지역민들의 기대치를 한껏 높이고 있다.

여기에 영암군이 지난달 말 모처럼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우리고장 출신 석학 5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고향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한 것이다. 학계·언론계·재계·법조계·정계 등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영암 출신 인재들이 한자리에 모여 고향발전을 위해 힘을 함께 모으기로 했다는 소식은 가뭄에 단비와 같은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 영암은 예로부터 걸출한 인물들이 많아 흔히들 ‘인물의 고장’ 이라고 일컬어지고 있지만 지역발전은 그에 상응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외지인들에게는 비록 ‘인심좋고 살기 좋은 고장’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비관할 일도 아니지만 낙관도 금물이다. 지금 지역민들의 가장 큰 관심은 누가 뭐래도 지역경제 문제로 귀착된다. 살아가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그 어떤 것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영암은 인접 시·군의 경제력을 흡수할 수 있는 여건보다는 역내에 조성된 자금마저 역외로 유출될 수 밖에 없는 지리적 환경이 갈수록 위기감을 더 해주고 있다. 뭔가 획기적인 방안 마련이 절대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일련의 움직임들은 주민들이 기대치를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영암군이 우리고장 출신 인재들을 한자리에 초청해 지역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구하고자 하는 발상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매우 바람직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으로 모임이 정례화 되어 지역발전의 자문단으로써 활동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고 이에 힘입어 지역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길 진심으로 기대해 마지 않는다. 아울러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 고장출신 인재들도 이제는 고향의 발전에 눈을 돌려 봉사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 줄 것을 당부 드리고 싶다. 또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각계 인사들의 머리도 활용할 수 있는 단체장의 보다 전향적인 자세가 절대 필요한 시점이다. 인물의 고장으로 그 진가를 드높이기 위해서도 지역발전을 위한 우리 모두의 진지한 고민과 노력이 함께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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