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3월 8일 (33호)

▲ 본사 대표이사 발행인

세상은 변하고 있다. 1965년 10대 대기업 가운데 현재까지도 10대 대기업에 들어가는 기업은 얼마나 될까. 바로 삼성과 LG 2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권력과 유착관계를 가지며 문어발식으로 확장하던 재벌들도 영원한 것이 아니다. 수많은 인재와 돈을 가지고 영원할 것 같던 그 많은 기업들은 다 어디로, 왜 사라졌을까.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93년 이른바 삼성의 신경영을 시작하면서 “처자식 빼고 다 바꾸라” 고 얘기한 적이 있다. 끊임없이 변하지 않으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지역도 마찬가지다.

어떤 지역도 변화하지 않으면 치열한 지역간 경쟁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우리 영암지역을 생각해보자. 수십년이 지났지만 오히려 퇴보하고 있지 않는가 하는 의구심마저 갖게 한다. 오로지 농업밖에 기댈 것이 없는 내륙의 오지, 낙후지역의 활로는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낙후지역은 접근성이나 인프라가 취약하여 사람들은 떠나고 새로운 투자는 유입되지 않아 점점 쇠락해가는 지역을 말한다. 자고나면 변하는 세상, 급변하는 시대, 지역발전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환경변화를 주목하면서 적절한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 영암군의 서해안시대에 대비한 일련의 관광인프라 작업도 그 변화의 몸부림으로 해석되고 있다. 문제는 변화의 방향이다.

95년 민선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계기로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지방자치의 시대를 맞게 되었다. 7년이란 짧은 기간이었지만 지역을 둘러싼 환경변화와 지역내부의 움직임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자치단체장은 기업의 사장을 자처하며 세일즈 행정을 펼치고, 직권들은 호텔의 서비스를 배우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아직은 전시성 구호에 그친 경우가 적지 않다. 자치의 대상인 주민들은 움직일 줄 모르는데 오직 자기들만이 변하겠다고 또 변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럴수록 주민들은 점점 더 지역문제에 무관심해지고, 자치와는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주민들 곁으로 다가 가지 못하는 자치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급변하는 시대, 지역의 진정한 변화는 주민들로부터 나와야 한다. 주민참여는 위에서부터 그럴듯한 계획과 정책을 만들어 제시하기 보다는 주민들 속으로 들어가 함께 만들어 갈 때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공무원이야말로 변화의 최일선에서 바깥세상의 변화를 감지하는 안테나인 동시에 지역 내부의 변화를 이끌어 가는 엔진이다. 다시말해 지방자치제도가 성공하고 이로 인해 지역사회 발전과 주민의 복지를 증진하는데 그 주역은 지방행정의 주체인 공무원이다. 공무원들이 어떠한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지역사회의 발전과 주민의 복지 증진에 향방이 갈라진다. 왕인문화축제 행사를 앞두고 최근 영암군의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에 기대를 갖는 것도 바로 이같은 맥락에서다. 자치시대 주인인 지역민들도 함께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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