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야속하더라~" 노래와 춤 계천마을 '들썩'

효녀가수 부모님 만수무강 빌며 동네잔치 함께

하종오, 김채임 부부가 지난 26일 계천마을 회관에서 가진 9순 잔치에서 하춘화 등 두 딸과 함께 축하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국민가수 하춘화가 고향서 어머니의 9순잔치를 열고 주민위안 잔치를 함께 했다.

지난달 26일 학산면 금계리 계천마을 주민들과 마을회관에서 열린 어머니 김채임 여사의 9순잔치에는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비롯한 정계와 영암출신 가수 강진 등 연예계를 비롯한 각계에서 보내온 축화화환이 잔치가 열린 마을회관을 뒤덮였다.

마을주민 70여명을 비롯 문중, 딸과 사위 등 가족 및 친지 등 150여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하춘화씨는 "서울보다는 아버님이 태어나신 곳에서 고향 어르신들을 모시고 잔치를 벌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오늘 행사를 갖게 됐다"며 "나를 낳아준 부모님이 있어 그동안 지금의 내가 있었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아버지 하종오 옹(93)은 "올해로 고향 떠난지 76년이 됐는데, 지금도 골목 구석구석에 내 발자국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 같아 감회가 새롭다"며 어린시절을 회고한 뒤 "대한민국 최고의 효녀이자 국보급 가수로 성장한 딸이 자랑스럽고 역시 고향 계천마을 종자임에 틀림없다"고 말해 동네주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하종오 옹은 계천마을에서 태어나 집안형편이 어려워 큰아버지가 있던 부산으로 가서 하춘화를 낳았고, 낭산 김준연 선생을 지근거리에서 모셨다. 부인 김채임 여사는 이웃 강진군 병영면 출신이다.

주민 전종식(71)씨는 "(하춘화는)근처를 지날 때면 잊지 않고 들렀고, 마을회관에 노래방 기계를 기증하고 후원금도 건네고…. 남몰래 우리 마을을 숱하게 도왔다"고 했다.

이날 잔치 소식에 마을 아주머니들은 장을 보고 전날 자정이 넘도록 음식을 장만하는 등 내 일처럼 도왔다. 푸짐한 음식대접이 끝나가자 마을주민들은 하춘화의 '날 버린 남자' '영암 아리랑'에 맞춰 마을회관 앞뜰에서 흥겨운 춤판을 벌였다.

이날 도포면민의 날 행사를 마치고 뒤늦게 참석한 김일태 군수는 "좋은 날을 위해 하늘도 준비해준 것 같다"며 '부모'라는 곡을 불러 9순잔치의 의미를 더해줬다.

하춘화는 이에앞선 25일 낭주고등학교를 방문해 박영득 교장과 학교운영위원들을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실시해 꿈을 갖고 열심히 공부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하춘화는 낭주고 설립 당시 200만원(현 2억 상당)을 희사했고 개교 때는 축하공연을 갖는 등 낭주고 개교에 큰 기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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