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공단 두산중공업 1개기업 연매출 6조1천억원
대불산단 328개업체가 2조4천억원에 불과
업종다각화 시급... “바뀌면 지방세 수입 크게 늘것”

 

당초 자동차·기계관련 산업이 들어설 예정이었던 대불산단이 지금은 조선블럭업체 중심이 돼버렸다.

 

 

 

 

대불산단과 현대삼호중공업이 있는 삼호읍에서 영암군이 거둬들이는 지방세는 연간 500억원에 달한다. 이중에서 100억원 정도가 현대삼호중공업에서 나오는 것이고 나머니 400억원은 대불산단에서 받는 것이다.
 
현재의 영암군 지방세 수입을 획기적으로 올리는 방법은 없을까. 대불산단내 업체들이 매출을 늘리게 하면 될 일이다.

그러나 현재의 대불산단 입주업체들은 조선부품 조립분야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어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불산단이 변하고, 아울러서 영암군도 지방세 수익을 크게 높힐 방안을 5회에 걸쳐 찾아본다.
지난 20일 오후 대불단지내 한 제조업체. 넓은 마당에 철판들이 널려있고, 공장안에서는 배를 만드는데 필요한 대형 블록이 만들어 지고 있었다. 다른 제조 시설은 없었다. 공장인부들의 주된 업무는 모양에 맞게 잘려진 철판을 용접하는 일이었다.
 
철판 역시 원청회사가 설계에 따라 모양과 양을 맞추어 공급하기 때문에 공장에서 하는 일은 단순 용접이 전부였다. 이 회사의 직원은 100여명. 이중에 정식직원이 20명도 못됐다. 일이 단순용접이기 때문에 연구개발 인력과 같은 전문직은 채용할 이유가 없었다. 


대신 용접기능공들은 외부 용역회사를 통해 그때그때 공급받았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수십개의 용역회사들이 각 공단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고 있는 것. 이에따라 대불산단이란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이 업체는 단순 조립공장으로 전락해 있었다. 

한 업체관계자는 “대불산단에 그런 업체들이 100개가 넘을 것입니다. 이익도 많지 않고 단순히 인건비 따먹는 식입니다.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대불산단의 입주업체는 328개 업체다. 이곳에서 지난해 올린 총매출액은 2조4천억원. 그러나 지난해 경남 창원공단에 있는 두산중공업 1개 업체가 올린 매출이 약 6조1천억원에 달한다. 

“대불산단에 공단부지 조성비만 4천억원이 넘게 들어갔습니다. 주변 인프라 구축에 수조원이 투입됐습니다. 공단인프라가 대불산단 만큼 잘된 곳이 없습니다. 그런데 매출이 2조원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금과 같은 업종형태로는 갈수록 매출이 떨어진다고 봐야 합니다”

산업단지공단에 근무하면서 전국의 국가산단을 살펴본 한국산업단지공단 대불지사 조성태지사장은 대불산단이 확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영암군의 자료에 따르면 지달 13일까지 대불산단이 소재하는 삼호읍쪽에서 거둬들인 지방세는 440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규모는 영암군 전체 지방세 수입의 80%에 해당되는 수치이고 해남이나 강진, 장흥등 인근지역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규모다. 

대불산단 입주기업들의 업종이 다각화되고 그에 따라 매출이 올라가면 현재의 영암군 지방세 수익보다도 훨씬 많은 지방세 수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대불산단 입주업체 가운데 80%에 가까운 업체들이 조선관련 업종이다. 이중에서 300명 이상 대기업은 한곳도 없고, 50인 이상 300인 이하 중기업은 50개 정도 되지만 상당수 회사들이 현장직원을 용역회사를 통해 조달하기 때문에 실제 고용규모는 훨씬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대불산단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조선업에 집중된 업종구조 때문이라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한때 현대삼호중공업의 배후 산업단지로서 조선부품업체의 배후기지라는 소리를 듣고 있지만 대불산단 대부분의 업체들은 단순 블록제작에 그치고 있어 영세성의 악순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삼호중공업에서 소비되는 고부가가치의 조선핵심 부품들은 대부분 부산 녹산산업단지에서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부터 대불산단이 조선부품업체 전문화할 계획으로 조성된 것은 아니였다. 1997년 대불산단이 완공됐을때 유치업종은 자동차, 화학, 기계관련 산업이었다. 지금은 고철이 돼가고 있는 인입철도도 만도기계와 현대자동차를 유치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였다.

그러다가 99년말부터 한라중공업 삼호조선소(현대삼호중공업 전신)가 건설되면서 이곳에 조선블록업체 입주를 허용했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자동차, 화학은 전무하고 조선블록 업체 중심의 국가산단이 되어 버린 것이다.


현재와 같은 조선블록업체 중심의 산단구조가 계속될 경우 여러 가지 위험이 많을 것이라고 업체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한 업체관계자는 “공단전체가 현대삼호중공업이라는 1개 대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해 있다. 조선업이 불황이 오면 바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 중국이 세계 조선시장을 점령하게 되면 가장 먼저 피해를 입을 곳이 바로 대불산단과 같이 단순업종이 밀집돼 있는 곳이다. 이는 영암군에도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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