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명절이 되면 두둥실 떠오르는 달을 보며 오순도순 가족 및 친지들이 모여 또는 마을사람들끼리 윷놀이, 농악놀이나 노래자랑을 하면서 즐거운 한가위를 보내게 된다.

이번 추석 한가위는 어느 해보다 둥근달을 보면서 가족을 사랑하고, 나고 자란 고향을 깊이 생각하는 명절이 됐으면 하는 간절함이 더욱 큰 것 같다.

넉넉한 한가위라지만 올 추석은 그리 넉넉지 못한, 어느 해의 추석 때보다도 기쁨과 즐거움이 많지 않는 반가움이 덜한, 풍요로움을 많이 낳지 못한 왠지 쓸쓸한 고향의 보름달을 보게 되는 한가위가 되지 않을까 한다.

지난번에 구제역과 AI로 인해 가축을 기르는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행히 영암은 구제역에서 벗어난 청정지역으로 소, 돼지 등 가축의 피해는 없었지만 타 지역의 구제역파동으로 인한 그 여파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지금 영암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로인한 소비자들한테 한우고기에 대한 불신이 아직도 남아있고 또한 사료값 상승으로 인해 한우사육농가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가격하락에다 소비부진을 겪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다 올여름은 잦은 비와 태풍, 일조량 부족 및 병충해로 인해 과일의 낙과 및 고추, 배추 등 기타 농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등 피해가 커 힘이 나지 않고 있다. 구제역, AI 및 자연재해가 농민의 가슴을 쓰리게 해 시름이 깊어만 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세계적으로나 국내적으로 저성장, 고물가를 동반한 스태그플레이션의 먹구름이 드리울 것이라는 좋지 않는 소식이 커져만 가고 있다. 그래서 올 추석은 그리 신나지 않는 조용한 명절이 되지 않을까 한다.

신명나게 모처럼 객지에서 온 가족 및 친지들과 함께 마을사람들이 한바탕 꽹과리라도 치거나 윷놀이라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일이 찾아볼 수도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웃음이 넘친 넉넉해야 할 한가위가 왠지 쓸쓸해 보이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조상을 기리고 농사에 대한 감사함을 전하며 또 가족 친지들이 모여 기쁨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진 추석명절, 시름에 빠진 농민의 심정을 깊이 이해하고 농가를 위해 위로의 한가위가 되도록 피와 땀으로 어렵게 지어 생산한 농산물을 하나라도 더 팔아주는, 고마움을 서로 전한 따뜻한 희망을 전하는 추석명절이 되게 하자.

그리고 다함께 어깨동무하며 영암의 희망을 노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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