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초반까지 가뭄들면 부녀자들 묘 파헤쳐

시종면 월송리 태산은 해발 70m 정도에 불과하지만 시종면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주민들에게 명산으로 통해서 예전에는 이곳에 묏자리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그러나 명산에 묘가 들어서면 가뭄이 든다는 통설이 전해오면서 이곳에 묘를 쓰는 일이 쉽지가 않았다. 가뭄이 들면 수백명이 부녀자들이 호미를 들고 산으로 올라가 묘를 파헤쳐 버렸다. 80년대 들어 영산강 하구언이 막아지고 농업용수가 풍부하게되기 전까지 그런 일은 계속됐다.
 
태산은 개인땅이었는데, 땅주인은 묏자리를 팔면서 조건을 달았다. 가뭄이 들어 파헤쳐져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이였다. 그만큼 가뭄도 자주 들었고, 부녀자들이 묘를 파헤친 사례도 많았다.
 
부녀자들의 표적이 되는 묘들은 조성된지 3년이 못된 것들 이었다. 3년이 지나면 일단 오래된 묘라고 해서 가뭄의 책임을 면했다. 80년대 이전에 태산에 들어선 묘들은 모두 '3년 시효'를 잘 견뎌낸 묘들이다.
 
월송마을 최원길(67) 이장은 "가뭄이 들면 수백명의 부녀자들이 호미를 들고 태산으로 몰려들곤 했다"며 "요즘에는 묘도 쓰지 않고 명절이 되어도 성묘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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