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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을 하면 내가 진짜 한국인이다 싶어요”
운전면허 활용하는 다문화가정 자등순자 주부
군 종합생활복지관, 경찰과 함께 교육 진행
올해도 다문화가정 주부 15명 필기합격

   
 
"운전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해요"
 
지난해 10월 단 1번의 시도로 당당하게 운전면허를 취득한 다문화가정 주부 자등순자(41·군서면 모정리)씨의 말이다. 한국 이름으로 개명한 자등순자씨는 지난 1996년 2월 남편 김명섭(50)씨와 인연을 맺으면서 일본에서 영암으로 이주했다.
 
농업과 용접일을 하는 남편의 수입으로는 넉넉하지 못해 마을 인근의 김치공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일자리를 덕진면에 있는 영암효병원으로 옮기게 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집이 있는 모정마을에서 덕진면까지 출근하기 위해서는 버스를 2번 갈아타야했고 시간도 1시간가량이 소요됐다. 뿐만아니라 5시30분에 퇴근하면 버스가 없어서 2시간정도를 기다려야 했다.

이에 자등 씨는 한국에서 생활한지 14년만에 운전면허증에 도전하게 됐다. 이주여성이라면 한번쯤은 겪는 불편함을 이겨내기 위해 도전한 것이다.
 
하지만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50만원 이상의 비용과 노력이 소요됐다. 많은 비용으로 망설이고 있던 자등 씨는 군에서 다문화여성들에게 운전면허 취득 지원사업 소식을 듣고 신청하게 됐다.
 
매주 2회 2시간동안 실시되는 교통법규, 신호체계 교육에 자등 씨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고 집에 와서는 복습과정을 거쳤다. 10년이 넘게 한국에서 살아온 자등순자씨였지만 시험문제에 출제되는 한국말은 너무나 어려웠다.
 
또 한국과 교통체계가 정반대인 일본에서 20년이 넘게 생활해온 자등 씨에게 한국에서 운전면허증을 취득하는 것은 녹록치 않은 일이었다.
 
힘들었지만 자등 씨는 낮에는 군종합생활복지관에서 경찰관으로부터 교육을 받고 저녁에는 남편 김 씨에게 교통체계에서부터 교통상식까지 열심히 배웠다. 1개월여 동안의 노력 덕분으로 필기시험에 100점 만점에서 66점을 획득해 합격했다.

이어 학원에서 실시된 도로주행에서도 단 한번만에 합격해 지난해 10월 2종 보통 면허를 취득해 결실을 맺었다.
 
현재 자등 씨는 차량을 구입해 직접 운전을 하며 덕진면의 영암효병원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차량으로 출·퇴근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자등 씨는 격일제 근무로 근무시간을 늘려 수입도 늘어났다.
 
한편 군은 지난해부터 다문화가정 여성에게 운전면허 취득을 위한 지원사업을 실시해 베트남 6명, 중국 6명, 필리핀 2명, 몽골 1명, 국적취득자 3명을 비롯한 총 24명이 면허 취득에 성공했다. 올해는 운전면허 필기시험에 35명이 응시하여 15명이 합격했다.
 
자등 씨는 "군의 도움으로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해내지 못할 줄 알았던 운전면허 취득에 성공했다"며 "이제 차가 생겼으니 가족들과 함께 자주 여행을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오기안 기자  gian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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