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은 물이 귀한 곳이 었다. 높은 산이 월출산 밖에 없고, 금정면 쪽에 산이 집중돼 있는 형국이다. 다른 곳은 빗물을 축척하기 어려운 야산이 많았다.

또 영산강을 타고 곳곳으로 바닷물이 스며들어 식수를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샘은 있었다. 사람들은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은 샘을 의지해 마을을 형성하고 평생을 살았다. 영암의 샘을 차례로 게재한다.

70년대 초반부터 진행된 경지정리는 농촌의 농사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꾸었지만 많은 문화와 전통을 파괴하기도 했다. 이를테면 논 가운데 있던 봉분이나, 오래된 연못등이 무참히 메워졌다.

학산면 매월마을 통샘도 지금은 그 흔적을 볼 수 없다. 대신 그 수맥은 어쩔 수가 없어 통샘이 있던 자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콘크리트 배관을 묻어 두었다. 물이 다른 곳으로 흐르게 하기 위해서다.

매월리는 바닷물이 들락날락 하는 영산강과 가까웠으나 오래전부터 물걱정을 크게 하지 않은 마을이다. 주변에 산이 있어 개울물이 내려왔다. 마을앞 논 한가운데 있는 통샘은 명물이었다.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물이 마르지 않았다.

마을사람들은 평소에는 통샘을 식수로사용하다가, 가뭄이 들면 물을 퍼내 논물로 사용했다. 가뭄이 깊으면 주변 마을에서 식수를 뜨러 왔다. 매월리에서 한참 떨어진 바닷가 석포마을은 통샘에서 물을 떠간 단골마을이다. 통샘은 30여년전 경지정리때 원형이 사라졌다.

매월마을 김봉님(여.77) 어르신은 "열여덟살에 시집을 왔는데 마을사람들이 통샘주변에 모여 빨래를 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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