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읍 동무리 출신, 영암초등학교 졸업

영암아리랑' 편곡 등 수많은 곡 남기고 타계

소년은 월출산을 바라보며 늘 음악을 생각했다. 웅장한 바위를 바라보며 음악을 생각한 것도 그의 특별한 재주였는지 모른다.
 
지난 8일 작고한 한국영화음악계의 전설로 통하는 한국영화음악작곡가협회 이철혁(77·이경수) 전 회장은 영암읍 동무리가 고향이다. 이곳에서 태어나 영암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교육자이던 아버지를 따라 순천으로 이주해서 그곳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왔다.
 
미망인 김희자(67)씨는 <영암신문>과 통화에서 "고향 이야기만 나오면 소년으로 돌아가 옛날을 끊임없이 회상하곤 하셨다"며 "영암읍내 거리를 맨발로 뛰어서 학교까지 가던 이야기를 하며 늘 즐거워 하셨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회장님은 영암사랑이 대단하셔서 초등학교 모교에 장학재단을 설립하려고 일을 진행하고 있었다"며 "갑자기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시며 장학재단을 만들지 못한 것을 몹시도 안타까워 했다"고 소식을 전했다. 
 
이철혁 회장은 영화 '아름다운 팔도강산'을 시작으로 '푸른교실'(1976), '가을 비 우산 속에'(1979), '전우가 남긴 한마디'(1979), '감자'(1987), '내 사랑 동키호테'(1989), '라이 따이한'(1994), '소낙비'(1995), '싸울아비'(2001) 등 약 40년간 400여편의 영화음악을 작업했다.
 
'감자'로 1987년 제26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영화음악상을 받았다. 특히 1992년에는 영화 317편의 음악을 작곡, 기네스북 예술장르부문 영화음악 편에 '최다 작곡 기록 보유자'로 등재됐다.
 
고인은 대중가요 작곡가로도 명성을 떨쳤다. 영암의  상징으로 불리는 하춘화의 '영암아리랑'과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편곡했고 최정자의 '처녀농군', 태원의 '가을의 연인', 김상희의 '빗속의 연다', 패티김의 '추억속에 혼자 걸었네', 정훈희의 '풀꽃반지', 배호의 '물방아고향' 등을 작곡했다.
 
1972년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이사를 거쳐 1999년부터 한국영화음악작곡가협회 회장을 맡아왔다. 대종상영화제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 국내 각급 영화제의 집행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희자씨와 2남1녀가 있으며 차남 태규(38·이창문)씨는 2004년 영화 '태극기를 휘날리며'로 대종상영화제에서 음향녹음상을 수상, 2대에 걸친 대종상 수상으로 화제가 됐다.
 

저작권자 © 영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