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봄기운이 들녘에 완연하다. 뜨락엔 산수유가 얼굴을 내밀고 개나리, 진달래, 벚꽃들도 서로 경쟁하듯 자태를 뽐낸다. 논둑에 돋아나는 새싹들과 냇가에 노니는 피래미들도 생명이 살아 숨쉬는 봄을 충만케 한다. 이 모두가 봄을 알리는 반가운 전령사다.

그런데 온 대지를 꿈틀거리게 하는 봄은 왔어도 미처 느끼지 못하거나, 느낄 겨를도 없는 사람들이 있어 우리를 안타깝게 한다. 그들은 바로 구제역이나 AI로 인해 피해를 입은 농가들이다. 또 유가상승이나, 기상이변으로 인해 몸살을 앓는 많은 사람들이 대자연이 안겨주는 여유를 앗아갔다.

지금 이웃나라인 일본도 깊은 슬픔에 잠겨 있다. 강력한 지진으로 일어난 쓰나미로 일본 동북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또 지진여파에 따른 방사능 누출사고로 인해 다른 나라까지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요즘 이처럼 우리를 슬프게 하는 좋지 않은 일들이 마음을 움츠리게 하고 있지만, 하늘 높이 날아 지저귀는 새들처럼 노래하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또 뒷다리를 박차고 껑충뛰는 개구리처럼 도약의 순간을 잊지 않고 희망의 싹을 틔었으면 한다. 우리 인간들도 새와 개구리처럼 노래하고 뛰며, 피어나는 꽃을 보고 돋아나는 새싹을 보면서 아픔을 뒤로 하고 봄을 즐기는 여유를 갖자는 것이다.

봄은 누가 뭐래도 우리의 몸에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그동안 유야무야 한 일들도 살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한동안 좋지 않은 일들로 인해 몸과 마음을 지치게 했던 것이 있거든 새봄을 맞아 다 잊고, 저 들녘의 새싹처럼 생기를 되찾아 보자. 생동의 봄을 함께 만끽해보자

저작권자 © 영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